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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란 원래 계절의 순환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내리며, 인간과 자연의 많은 생명체들에게 생명의 원천이 되는 생명력을 가진 존재입니다. 하지만 산업화로 인해 환경이 오염되며 그 결과 산성비가 내리면서 어느새 비는 해로운, - 생명을 위협하는 그런 대상이 되었습니다.

오늘 다룰 시 '전천후 산성비'는 이러한 '산성비'에 '어떤 기상조건에서도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음'이라는 좋은 뜻을 가진 '전천후'를 반어적으로 접목시킨 시입니다. 시인은 이런 제목을 통해 시도 때도 없이 내리며 생명을 그리고 환경을 파괴해가는 산성비의 모습을 그리며 '산업화로 인해 생태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을 읽고 해석을 해보도록 합시다.


우리 시대의 비는 계절과 무관하다.

시도 때도 없이

푸른 것은 모조리 갉아먹어 버리는

전천후 산성비 .

 

그렇다 전천후로

비는 죽은 구근*을 흔들어 깨워서

자꾸만 생산을 재촉하고 있다.

 

그래서 생산이 넘치고 넘치는

그래서 미처 다 소비도 하기 전에

쓰레기통만 가득 채우는 시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기를 기다린다고는

누군가 참 잘도 말했다.

 

한때는 선지자의 예언처럼 고독했던

그러한 절망이

이제는 도처에서 천방지축으로

장미처럼 요란하게 꽃피고 있는 시대.

 

죽은 자의 욕망까지 흔들어 깨우면서

그 위에 내리는

시도 때도 없는 산성비.

 

사람들은 모두 우산을 쓰고 있다.

일회용 비닐우산이 되어 버린

절망을 쓰고 있다.

 

비극이 되기에는

너무나 흔해 빠진 우리 시대의 비

대량 생산의 장미를 쓰레기통에 가득 채우는

전천후 산성비 오늘도 내린다.

 

- 이형기, 「전천후 산성비」

 

*구근: 둥근 모양이나 덩어리 모양으로 된 줄기나 뿌리를 통틀어 이르는 말.


이 시는 일단 아래와 같은 내용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는 우리 시대의 비는 계절과 무관하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원래의 '비'가 계절에 따라 내린다는 것과 비교하면 이미 생태계의 질서가 파괴된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산성비가 계절과 무관하게 내리며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산성비는 생태 환경을 파괴하며 대량생산을 부축입니다. 그러면서 생태계는 더욱더 파괴되고 누군가 말한 절망적인 상황이 현실이 되는 위협적인 상황을 제시합니다. 화자는 이러한 상황을 냉소적이고 자조적인 어조를 활용하여 위험하기 짝이 없는 산성비에 대해 절망하면서도 그 절망을 문제 해결로 이어가지 못하고 임기응변으로만 대응하는 현실을 고발합니다. 산성비에서 느끼는 절망조차 ‘일회용 비닐우산’이 되어 버리는 그리고 그 임시방편이 다시 자연파괴의 원인이 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에서 환경 파괴의 재앙은 해결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화자의 생각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절망이 ‘장미처럼 요란하게 꽃피고 있는 시대.’, 그럼에도 ‘비극이 되기에는 / 너무나 흔해 빠진’ 산성비에 끝내 둔감해진 현대 사회에 우울한 경고의 메시지를 화자는 던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냉소적이고 자조적으로 '산성비의 위협에 대한 절망과 산업 사회 비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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