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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고생했더라도 어린 시절 미래에 대한 꿈을 가졌던 그때에 대해 회상하기도 합니다. 오늘 다룰 시 '항구'에서도 화자는 고달픈 항구에서 노동했던 어린 시절이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던 그 때를 회상하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럼 시를 읽어보고 해석을 보도록 합시다.


태양이 돌아온 기념으로

집집마다

카렌다아를 한 장씩 뜯는 시간이면

검누른 소리 항구의 하늘을 빈틈없이 흘렀다

 

머언 해로를 이겨낸 기선(汽船)이

항구와의 인연을 사수하려는 검은 기선이

뒤를 이어 입항했었고

상륙하는 얼골들은

바늘 끝으로 쏙 찔렀자

솟아나올 한 방울 붉은 피도 없을 것 같은

얼골 얼골 희머얼건 얼골뿐

 

부두의 인부군들은

흙을 씹고 자라난 듯 꺼머틔틔했고

시금트레한 눈초리는

푸른 하늘을 쳐다본 적이 없는 것 같앴다

그 가운데서 나는 너무나 어린

어린 노동자였고-

 

물 위를 도롬도롬 헤어 다니던 마음

흩어졌다도 다시 작대기처럼 꼿꼿해지던 마음

나는 날마다 바다의 꿈을 꾸었다

나는 믿고저 했었다

여러 해 지난 오늘 마음은 항구로 돌아간다

부두로 돌아간다 그날의 나진*이여

 

 

- 이용악, 「항구」

*나진 : 함경북도 북부 동쪽 해안에 있는 항구도시


이 시는 시인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시의 시작부분 해가 뜨며 달력을 한장씩 뜯어내고(예전에는 하루하루 그전 날의 달력을 한장씩 듣는 문화가 있었답니다^^;;) 항구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긴 항해를 끝내고 들어온 검은 기선(증기로 항해하는 배)의 소리가 하늘에 빈틈없이 흐르고 배가 입항하면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것 같은 희머얼건 인상의 사람들이 내려옵니다. 이 희멀건 사람들은 꺼머틔틔한 인부군들과 대조됩니다. 입항하는 사람들과 다르게 부두의 인부군들은 껌틔틔하고 시금트레한(매력이 없고 거칠어 추레하다) 눈초리로 희망이 없어 보이는 인상입니다. 그들 가운데 어린 화자도 함께 섞이어 일하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어린 화자는 희망을 잃지 않고 바다로 떠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부두의 고단한 삶을 극복하고 바다의 꿈(새로운 세계)을 버리지 않았죠. 이 결심은 가끔은 흩어지며 약해졌지만 결국 화자는 이를 다잡고 꿈을 버리지 않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여러해 지난 오늘) 화자는 그 때를 회상하며 그날의 나진에서 가졌던 마음, 그날의 어린 자신에 대해 그리워합니다.

그럼 이를 바탕으로 전문해석을 읽고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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