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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목계장터'는 떠돌이 장사꾼들의 삶의 공간인 '목계'를 배경으로 민중들의 삶의 애환과 강인한 생명력을 토속적인 시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화자의 독백체로 전개되는 이 시에서 화자는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하네

 

-신경림, 「목계 장터」

 

* 박가분 : 옛날 여인들이 쓰던 화장품의 하나인 분(粉)의 이름


 

시에서 화자에게 구름, 바람, 잔바람, 들꽃, 잔돌 등이 되라고 합니다. 이때 이 시어들은 각각 방황(구림, 바람, 잔바람, 떠돌이)과 정착(들꽃, 잔돌)을 의미하며 서로 대조됩니다. 이러한 대조를 통해 화자가 지금 방랑과 정착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화자의 독백으로 전개되는 이 시에서 1행부터 4행까지는 떠돌이로 살 수 밖에 없는 민중의 삶을 운명론적으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5행부터 7행까지는 떠돌이삶을 사는 방물장수의 애환을 이야기합니다.

 

8행부터 11행까지는 나약한 민중의 삶을 보여주는데요 정착하고 싶지만 현실이 안정적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산서리 맵차거든, 물여울 모질거든) 그리고 이어지는 12행부터 14행까지는 차라리 바보가 되어 이런 시름을 잊고 싶다는 고달프고 궁핍한 민중의 생각을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15행부터 16행까지 처음의 내용을 반복변주해서 유랑과 정착 사이에서 갈등하는 화자의 내면을 보여주는 데 이렇게 하여 '정착하고 싶지만 떠돌이로 살 수 밖에 없는 민중의 애환'을 보여줍니다. 화자는 이를 운명론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를 민요적 가락을 연상시키는 4음보의 율격과 '-하네', '-하고', '-라네' 등의 어미를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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