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시 '산에 언덕에'는 불행한 삶을 살다간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그’는 비록 죽었지만 ‘그’가 추구하던 소망과 신념은 끊어지지 않고 계승되어 언젠가는 실현되리라는 확신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시인이 이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山)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行人)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人情)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 신동엽, 「산에 언덕에」
1연과 2연에서 그리운 그의 얼굴과 그의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없다는 점을 통해 '그'가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그를 그리워하는 것은 그가 그만큼 가치있는 존재였다는 것도 알 수 있고요. 화자는 이런 그리운 그가 꽃으로 다시 태어나 산에 언덕에 필것이고 맑은 그 숨결이 들에 숲속에 살아갈 것이라며 그의 부활을 소망하고 확신합니다. 3연에서는 그를 그리워하는 행인이 등장하는데(화자와 구별할 대상)화자는 이 ‘행인’에게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산과 들의 바람이라도 담을 일이고, 만약 바람조차 비었다면 생전에 나누었던 인정이라도 마음에 담고서 슬픔과 공허함을 이겨내라고 위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5연에서 1연의 내용을 반복 변주하며 그가 부활할 것임을 확신하며 강조하고 있죠.
이렇게 이 시는 '그리운 이가 추구하던 소망의 실현에 대한 염원'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유사한 구조의 반복 및 대구법으로 운율을 형성하고 의미를 강조하고있습니다.
여담으로 이 시는 4.19혁명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는 시로 시가 쓰여진 시대상황을 고려한다면 화자가 그리워하는 '그'는 4.19혁명 때 혁명을 위해 희생당한 고귀한 사람들이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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