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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은 그 사람의 표정을 가려주는 역할을 하며 무언가를 숨기는 기능을 하기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룰 시 '별을 굽다'에서 시인은 사람들을 모두 흙 가면같다고 하며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데요. 시인이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사당역 4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려고

에스컬레이터에 실려 올라가서

뒤돌아보다 마주친 저 수많은 얼굴들

모두 붉은 흙 가면 같다

얼마나 많은 불가마들이 저 얼굴들을 구워 냈을까

 

무표정한 저 얼굴 속 어디에

아침마다 두 눈을 번쩍 뜨게 하는 힘 숨어 있었을까

밖에서는 기척도 들리지 않을 이 깊은 땅속을

밀물져 가게 하는 힘 숨어 있었을까

 

하늘 한구석 별자리마다 쪼그리고 앉아

별들을 가마에서 구워 내는 분 계시겠지만

그분이 점지하는 운명의 별빛 지상에 내리겠지만

물이 쏟아진 듯 몰려가는

땅속은 너무나 깊어

그 별빛 여기까지 닿기나 할는지

 

수많은 저 사람들 몸속마다에는

밖에선 볼 수 없는 뜨거움이 일렁거리나 보다

저마다 진흙으로 돌아가려는 몸을 일으켜 세우는

불가마 하나씩 깃들어 있나 보다

 

저렇듯 십 년 이십 년 오십 년 얼굴을 구워 내고 있었으니

모든 얼굴은 뜨거운 속이 굽는 붉은 흙 가면인가 보다

 

-김혜순, 「별을 굽다」


이 시에서 화자는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은 사람들을 보며 처음에는 무표정하다고 느끼지만 이내 그 가면 속에 숨겨진 내면의 에너지를 찾아냅니다. 무표정한 저 얼굴 속에 아침마다 일어나서 일을 하러 나가는 내면의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곳이죠. 이는 초월적 존재가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내부에 있는 것으로 화자는 초월적 존재가 있음을 알지만 그 초월적 존재가 주는 별빛마저도 들어오기 힘들것 같은 땅속(지하철역)에서도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면의 뜨거움이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화자는 일상 속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삶에 대한 열정을 지난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고 이를 표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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