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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다룰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에서 화자는 자연의 순환적 질서에 감응하며 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자가 자연을 기다리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 시를 읽은 후 해석을 읽어보도록 합시다.


사개 틀린* 고풍(古風)의 툇마루에 없는 듯이 앉아

아직 떠오를 기척도 없는 달을 기다린다

아무런 생각 없이

아무런 뜻 없이

 

이제 저 감나무 그림자가

사뿐 한 치씩 옮아오고

이 마루 위에 빛깔의 방석이

보시시 깔리우면

 

나는 내 하나인 외론 벗

가냘픈 내 그림자와

말없이 몸짓 없이 서로 맞대고 있으려니

이 밤 옮기는 발짓이나 들려오리라

 

- 김영랑, 「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

 

* 사개 틀린 : 사개가 틀어진. 한옥에서 못을 사용하지 않고 목재의 모서리를 깎아 요철을 끼워 맞추는 부분을 ‘사개’라고 한다.


화자는 지금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앉아 달이 떠오르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달은 아직 떠오를 기척도 없지만 화자는 자연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아무런 생각없이, 뜻없이 온몸의 감각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달이 아주 조금씩 떠오르면 감나무 그림자가 조금씩 내려올 것이고 그 그림자가 툇마루에 깔리게 될 것을 화자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달이 떠오르기만을 바라는 외롭고 가냘픈 화자는 달빛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벗삼아 자연과 교감하며 자신의 몸을 맡김니다.

 

이렇게 하여 '달밤에 느끼는 자연과의 교감'을 감나무와 자신의 그림자 만으로 나타낸 시가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문 해석을 통해 각 시구에서 화자가 느끼는 생각을 참고하여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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