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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정리(會者定離)'는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이다'라는 뜻의 고사성어입니다. 이렇듯 만나면 언젠가 헤어지게 되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이치인데요. 이번에 다룰 시 '견우의 노래'에서는 이러한 헤어짐을 통해 만남을 준비하는 연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먼저 시 전문을 한번 감상해 보도록 합시다.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높았다, 낮았다, 출렁이는 물살과

물살 몰아 갔다 오는 바람만이 있어야 하네.

 

오, 우리들의 그리움을 위하여서는

푸른 은핫물이 있어야 하네.

 

돌아서는 갈 수 없는 오롯한 이 자리에

불타는 홀몸만이 있어야 하네!

 

직녀여, 여기 번쩍이는 모래밭에

돋아나는 풀싹을 나는 세이고……

 

허이언 허이언 구름 속에서

그대는 베틀에 북을 놀리게.

 

눈썹 같은 반달이 중천에 걸리는

칠월 칠석이 돌아오기까지는,

 

검은 암소를 나는 먹이고

직녀여, 그대는 비단을 짜세.

 

 

 

- 서정주, 「견우의 노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 이 시는 '견우와 직녀'라는 유명한 설화를 통해 시인이 드러내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시의 처음부터 '우리의 만남을 위해서는 이별이 있어야 한다'라는 역설적 인식을 보여주는 데요. 이는 이별의 아픔을 수용할 떄 사랑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말을 뜻합니다. 순탄한 사랑보다 수많은 장애를 넘고 다시 이룬 사랑이 더 단단하고 강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요. 그래서 이 시에서는 '이별'을 '성숙한 사랑을 위한 시련'으로 보고 견우가 직녀에게 말을 건내는 방식으로 이를 함께 견디자고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주제의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이별의 상황에서 재회를 기다리며 슬퍼할 것이 아니라 견우는 풀싹을 세여 암소를 먹이고 직녀는 베틀에 북을 놀려 비단을 짜며 만날 날을 기다림으로써 성숙한 만남을 준비하는 인고의 자세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시 속 견우와 직녀에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보면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시인은 주제인 '이별을 통해 얻게 되는 참된 사랑의 의미'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1. 역설적 표현을 통해 주제를 형상화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사랑을 위해 이별이 있어야 한다는 역설적 표현으로 주제를 인상깊게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죠.

2. 설화 모티브를 사용해서 독자들에게 공감가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아는 견우와 직녀 설화를 이용해 이별한 연인의 입장을 공감시키며 주제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견우가 화자가 되어 직녀에게 전달하는 구조를 이용하였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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