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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인()자가 두 사람이 기대고 있는 모양을 상형한 것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서로 기대 살아가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말을 어릴 적에 굉장히 인상깊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다룰 시 '버팀 목에 대하여'는 이런 서로 힘을 주며 기대어 주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나는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다시 살리기 위해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운 것을 봅니다. 쓰러진 나무는 각목을 버팀목 삼아 버티며 점차 살아나고 이제는 각목이 없어졌어도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큰 바람이 불어도 이를 잘 견디어 냅니다. 이를 보고 나는 떠올립니다. 아 사람의 삶도 그렇구나. 나도 그렇구나. 내가 삶의 위기를 맞았을 때도 버틸 수 있는 건 보이지는 않지만 내 삶 속에서 나를 버틸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서 그렇구나.라는 것을 말이죠.

이런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화자는 대상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연상작용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쓰러질 뻔한 나무를 버팀목으로 살려내는 것을 관찰하고 이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깨달음을 연상작용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이 시는 연상에 따라 전개되기 때문에 시어의 연관성에 중심을 두고 읽으면 좋습니다:) ('쓰러진 나무=내가 허위허위 길을 가다가'로 연결됨)

그럼 시 전문을 읽으면서 생각한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습니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

 

그렇듯 얼마간 죽음에 빚진 채 삶은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뿌려주기도 하지만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

 

큰바람이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것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만져 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

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나는 싹을 틔우고 꽃 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 복효근, 「버팀목에 대하여」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버팀목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버팀을 받을 수 있겠죠. 그게 사람사는 세상이지 않을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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