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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

 

시간이 흐르며 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 변화 속에서 우리의 전통적 아름다움이 사라져가는 것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이번에 다룰 시 '고풍의상'에서는 우리민족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다루고 있는데요. 시에서 표현된 여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 보도록 합시다.


 

하늘로 날을 듯이 길게 뽑은 부연* 끝 풍경이 운다

처마 끝 곱게 늘이운 주렴에 반월(半月)이 숨어

아른아른 봄밤이 두견이 소리처럼 깊어 가는 밤

곱아라 고아라 진정 아름다운지고

파르란 구슬빛 바탕에 자줏빛 호장*을 받친 호장저고리

호장저고리 하얀 동정이 환하니 밝도소이다

살살이 퍼져나린 곧은 선이 스스로 돌아 곡선을 이루는 곳

열두 폭 기인 치마가 사르르 물결을 친다

초마* 끝에 곱게 감춘 운혜(雲鞋) 당혜(唐鞋)

발자취 소리도 없이 대청을 건너 살며시 문을 열고

그대는 어느 나라의 고전(古典)을 말하는 한 마리 호접(蝴蝶)

호접인 양 사풋이 춤을 추라 아미(蛾眉)를 숙이고……

나는 이 밤에 옛날에 살아 눈 감고 거문곳줄 골라 보리니

가는 버들인 양 가락에 맞추어 흰 손을 흔들어지이다

 

-조지훈, 「고풍의상」

 

* 부연(附椽): 긴 서까래 끝에 덧얹는 네모지고 짧은 서까래.

* 호장: 회장(回裝). 여자 저고리를 색깔 있는 헝겊으로 꾸민 것.

* 초마: ‘치마’의 방언.


시의 배경은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봄밤 풍경소리가 울리는 전통적인 고즈녁한 한옥입니다. 이런 은은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기와집 처마의 날아갈 듯한 곡선과 이 곡선에 조화를 이룬 호장저고리와 열두 폭의 치마는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며 향기와 빛깔까지 지닌 듯하여 한국인만이 지니고 있는 곡선에 대한 탁월한 감각이 자연스럽게 나타나 있는데요. 여인이 입고 있는 고풍의상의 모습을 묘사하며 이어 춤추는 여인에 대한 묘사를 통해 우리 민족의 고전적인 우아미를 형상화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전적인 우아미의 형상화를 위해 '‘처마’를 지닌 고가(古家), ‘호장저고리’, ‘열두 폭 기인 치마’, ‘운혜 당혜’, ‘거문곳줄’과 같은 전통적 소재와 ‘아름다운지고’, ‘밝도소이다’, ‘퍼져나린’, ‘흔들어지이다’와 같은 예스러운 말투를 사용하였으며 다양한 비유와 색체어로 이를 생생하게 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고풍 의상을 입은 여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고전적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시가 쓰여진 일제 강점기때의 사회에서의 시선으로 보자면 잊혀져 가는 민족 정서를 시화한 작품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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