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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인들이 자연물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시킵니다. 자신이 생각한 바와 자연물의 모습의 공통점을 찾아내 이를 통해 생각을 구체화시키는 것이죠. 이번 시간에 다룰 시 '폭포(이형기)'에서도 시인은 '삶의 고통과 비극성에 대한 생각'을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을 통해 형상화(보이지 않는 관념을 보이는 것으로 표현하는 방법) 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을 읽은 후 해석을 해보도록 합시다.


그대 아는가

나의 등판을

어깨서 허리까지 길게 내리친

시퍼런 칼자욱을 아는가

 

질주하는 전율과

전율 끝에 단말마를 꿈꾸는

벼랑의 직립

그 위에 다시 벼랑은 솟는다

 

그대 아는가

석탄기의 종말을

그때 하늘 높이 날으던

한 마리 장수잠자리의 추락(墜落)을

 

나의 자랑은 자멸(自滅)이다

무수한 복안(複眼)들이

그 무수한 수정체(水晶體)가 한꺼번에

박살 나는 맹목(盲目)의 물보라

 

그대 아는가

나의 등판에 폭포처럼 쏟아지는

시퍼런 빛줄기

2억 년 묵은 이 칼자욱을 아는가

 

- 이형기, 「폭포」


이 시의 내용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시는 화자가 독자에게 묻는 형식으로 시상이 전개됩니다. '나'로 표기된 화자는 사실은 '산'으로 의인법을 통해 산이 폭포를 자신의 허리까지 내리친 '시퍼런 칼자국'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때 '시퍼란 칼자욱'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화자는 '폭포'를 고통과 상처의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연에서는 이를 질주하는 전율, 그 끝에 단말마를 꿈꾼다고 하며 비극적 정서를 심화시킵니다.

 

3연에서는 폭포의 이미지에 하늘 높이 널던 장수잠자리의 추락을 더해 하강, 추락의 이미지를 더욱 강조시킵니다.

 

4연에서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히 부서지는 폭포의 물줄기를 앞에서 말한 장수잠자리의 복안(무수한 눈동자)에 비유해 비극성을 더욱 강조시킵니다. 시인은 추락하는 존재로 삶의 고통을 느끼는 비극을 장수잠자리의 모습을 통해 형상화합니다.

 

5연에서는 1연의 내용을 반복 변주하며(수미상관, 수미상응) 이러한 비극적 인식이 오래전부터 있었음을 지울수 없는 상처가 되었음을 나타내며 존재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 드러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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