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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은 '스스로가 그린 자기의 초상화'를 뜻합니다. 이를 시인은 '스스로가 쓴 자신의 생애'에 대입하여 시를 쓰곤 합니다. 이번 시간에 다룰 서정주의 '자화상'은 "서정주가 지은 시. 지은이가 살아온 삶의 과정을 대담한 언어 구사를 통하여 표현함으로써 생명에 대한 강렬함을 노래한 작가의 초기 작품이다."라고 국어 사전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죠.

 

먼저 시를 읽으며 시인이 자신의 생애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대상으로 형상화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하며 읽으시길 바랍니다:)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믈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티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詩)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 서정주, 「자화상」


시인은 자신의 생애를 고난한 인생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애비는 종이었다'에서 볼 수 있듯이 아버지가 종이여서 가난하고 어려웠으며 이게 이어진 삶에 굴레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에서 볼 수 있 듯이 생애 동안 고난과 시련이 많았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변에서도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자신을 '죄인', '천치'로 느낀다고 볼 정도로 지금의 삶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인의 자기 인식은 부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시의 초반부 가족에 대해 말할때도 시인은 '외할아버지(동학농민운동에 참여했던 의로운 인물)'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이 그분을 닮았다고 말합니다. 이는 외할아버지의 의로운 면을 자신이 닮았음을 말하는 것이죠. 그리고 '시의 이슬'에도 '피'가 섞여있어 앞으로도 힘든 삶이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을 '병든 수캐'에 빗대여 지금까지 인생에서 힘든 일이 있어 '절망과 쇠락'을 겪으며 병들긴 했지만 헐떡거리더라도 지금에 왔음을 말합니다. 힘든 인생이긴 해도 생명력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죠.

이 시는 특별한 표현법 보다는 시어의 내용에 집중해서 읽으면 됩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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