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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아픔을 다른 형태로 그리는 것. 문학의 모습 중 하나는 어쩌면 그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시간에 다룰 시 '수라(修羅)'는 이러한 시대의 아픔을 거미 가족의 모습을 통해서 그리는대요. 시의 제목인 '수라(修羅)'가 불교에서 중생이 자신의 업보에따라 윤회하게 되는 여섯 세계 중 하나인 아수라도를 이르는 말로, 흔히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의 끔찍한 세계를 의미하는 것에 유의하여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 보도록 합시다.


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모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 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 거미 쓸려 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 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적은 새끼 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 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 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라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백석, 「수라(修羅)」


시의 내용구조는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 1연: 거미 새끼 하나를 무심코 문밖으로 쓸어버림.

- 2연: 큰 거미를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문밖으로 쓸어 버림.

- 3연: 아주 작은 새끼 거미를 제 가족을 만나라고 문밖으로 버림.

 

1연에서 화자는 거미 새끼 하나를 무심코 문밖으로 쓸어버립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무심코'인데요. 이때까지만 해도 화자는 거미 새끼 하나를 차가운 밤 문밖으로 쓸어버리는 것에 별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2연부터 화자의 심정은 변화합니다. 어미 거미가 새끼를 찾으러온 모습을 보며 가슴이 짜릿해집니다. 해체되가는 가족공동체를 떠올린 것입니다. 그러면서 화자는 어미 거미를 문밖으로 쓸어버리며 새끼있는 데로 가라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3연에는 아주 작은 새끼 거미가 나타납니다. 화자의 마음은 더 서글퍼집니다. 가족해체의 가장 큰 피해자일지도 모르는 어린 생명. 화자는 이 아주 작은 새끼 거미를 보드라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려버립니다. 그리고 슬픔을 느낍니다.

 

이렇게 1연에서 3연으로 갈수록 '무심코'에서 '서러움'으로 그리고 '슬픔'으로 정서가 심화됩니다.

 

이 시에서 나타나는 거미 가족의 이야기를 시인이 살았던 시대에 대입해보면 시인은 일제강점기의 일제 강점기 가족 공동체의 붕괴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 세상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수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해체된 가족 공동체의 비극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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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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