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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선우사(膳友辭)는 조금은 독특한 시입니다. 음식을 소재로 하여 화자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를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화자는 어떠한 상황에서 음식을 소재로 하여 어떠한 삶을 지향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날을 모래알만 혜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바람 좋은 한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이 들은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 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착해서 세괃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백석, 「선우사(膳友辭)」

* 세괃은 : 성질이나 기세가 억쎈


시에서 나타난 화자의 상황은 쓸쓸하고 외로우며 가난한 상황입니다. 1연에 쓸쓸한 저녁 5연에 가난해서를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화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흰밥'과 '가재미'를 친구로 지칭하며 자신이 지향하는 삶을 보여줍니다. 이는 '흰밥’과 ‘가재미’, 화자가 모두 욕심이 없고 착하고 정갈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공통점을 통해 화자는 자신이 지향하는 삶의 태도를 드러냅니다. 시에서 나온 것과 같이 욕심 없고 착하고 정갈한, 즉 가난하지만 고결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죠.

 

이렇게 해서 시인은 '욕심없고 고결한 삶에 대한 지향'을 표현합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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