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시는 백석의 '고향'입니다. 이 시는 화자와 의원의 대화를 통해 시상이 전개되는데요. 화자와 의원의 대화 내용이 무엇인지 그 대화에서 화자가 무엇을 느끼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아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 씨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 씰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쓸는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지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백석, 「고향」
시의 처음에 화자의 상황이 제시됩니다.
화자는 홀로 타향인 북관에 있으며 지금 앓아누워있는데요. 타지에 홀로 있는데 몸까지 아프다? 당연히 화자의 정서는 슬프고 고향에 있는 가족들도 많이 생각나겠죠. 이렇게 아픈 상태인 화자는 아침에 의원을 찾아가는데 의원의 인상이 참 좋습니다.(의원의 인상에 대해 자애롭고 포근하고 동화적인 모습으로 묘사한 것은 후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의원은 맥을 짚어보더니 문득 화자의 고향을 묻습니다. 화자가 '평안도 정주' 사람이라고 하자 의원은 아무개 씨는 아냐고 물어보는데요. 그 아무개 씨는 의원의 친구이자 화자의 아버지로 두 사람사이의 공통점을 만들어줍니다.(처음 만나는 사람인데 같은 사람을 알 때 그 기분 아시죠?) 이 공통점이 둘 사이의 친근감을 만들어주며 화자는 의원의 손길에서 따뜻함을 느끼면서 고향과 아버지와 아버지의 친구를 떠올립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고향과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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