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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바다'를 생각하면 푸른색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일반적으로 잔잔한 파도가 치는 푸른물이 넘실거리는 바다를 연상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다룰 시 '율포의 기억'에서는 푸른물 아래 가려진 뻘을 대상으로 하여 생명의 고귀함과 그 생명을 대하는 경건한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럼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소금기 많은 푸른 물을 보여 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바다가 뿌리 뽑혀 밀려 나간 후

꿈틀거리는 검은 뻘밭 때문이었다

뻘밭에 위험을 무릅쓰고 퍼덕거리는 것들

숨 쉬고 사는 것들의 힘을 보여 주고 싶었던 거다

먹이를 건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왜 무릎을 꺾는 것일까

깊게 허리를 굽혀야만 할까

생명이 사는 곳은 왜 저토록 쓸쓸한 맨살일까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저 무위(無爲)한 해조음을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물 위에 집을 짓는 새들과

각혈하듯 노을을 내뿜는 포구를 배경으로

성자처럼 뻘밭에 고개를 숙이고

먹이를 건지는

슬프고 경건한 손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문정희, 「율포의 기억」


이 시는 예전 어머니가 바닷가에 '나'를 데려가서 보여준 갯벌을 통해 깨달을 것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요. 화자의 어머니가 화자를 바다에 대려간 것은 소금기 많은 푸른 물이 아닌 꿈틀거리는 검은 뻘밭을 보여주기 위해서 였습니다. 걸음을 걷기도 힘든 검은 뻘밭에서 이 어려운 환경을 견디며 살아가는 생명들(퍼덕거리는 것들, 쉼소고 사는 것)을 보여주며 고된 현실 속에서도 강인하고 끈끈한 생명력을 보이는 생명의 숭고함에 대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죠. 그리고 그것을 본 화자는 생각합니다. 뻘받에서 먹이를 건지기 위해 왜 사람들은 무릎을 꺽고, 깊게 허리를 굽혀야 할까라고 말이죠. (그리고 이것을 의문형으로 표현해 독자들에게도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답에 도달합니다.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가 이유는 소금기 많은 푸른 물, 무위한 해조음과 같은 표면적인 바다가 아닌 물 위에서 집을 짓는 새들과 뻘밭에서 살아가는 생명들과 같이 위태롭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를 견디며 살아가는 생명의 위대함과 이러한 생명을 대하는 경건한 태도를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말이죠.

 

이렇게 과거의 경험을 통해 관찰하고 사색한 후 알게 된(성찰) '생명의 고귀함과 숭고함 그리고 이를 대하는 경건한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율포의 기억'입니다.

 

그리고 이를 유사한 문장구조 및 어미의 반복으로 운율을 형성하여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 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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