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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도봉'은 가을 도봉산을 배경으로 인생의 쓸쓸함과 사랑의 괴로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공간적 배경이 되는 도봉산에 대한 시인의 묘사를 보며 이러한 배경이 어떠한 느낌을 주는가에 집중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석을 보도록 합시다.


산(山)새도 날아와 /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곳, /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 빈 골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 박두진, 「도봉」

 


이 시에서 '산'은 감각적이미지를 통해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 곳, 인적이 끊인 곳, 소리 높여 불러보지만 그 소리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곳'으로 묘사됩니다. 이는 화자의 현실인식이 드러난 것인데요. 기다리는 이가 오지 않는 외롭고 괴로운 현실에 대한 인식이 이런 배경에 대한 인식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홀로 앉은 외롭고 쓸쓸한 산에서 화자는 해가 막 저물려고 하는 무렵부터 밤이 되어 어두워질 때까지의 시간 변화를 바탕으로 인생의 쓸쓸함과 사랑의 괴로움을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화자는 ‘가을 산’을 통해 고독과 적막, 쓸쓸함을 느끼는 동시에 ‘그대’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기다림의 정서를 드러내는 데, 여기서 '그대'는 화자에게 이 쓸쓸한 밤(부정적 현실)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존재이지만 보이지 않아 화자를 괴롭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그대가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기에 부정적 현실을 견딜 수 있지만, 지금 나와 함께 있지 않기에 화자는 이 긴 밤이 괴로운 것입니다. 그래서 '그대'를 간절하게 그리워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기다림의 마음은 마지막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라는 물음을 통해 더욱 강조됩니다.

이렇게 가을 산에 대한 감각적인 묘사로 '적막한 가을 산에서 느끼는 삶의 고독과 그리움'을 노래한 시가 '도봉'입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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