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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노정기'입니다. '노정'이란 거쳐 지나온 길나 과정을 뜻하는 말로 우리는 제목을 통해 이 시가 화자가 지나온 과거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화자가 자신의 지나온 삶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지에 중점을 두고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목숨이란 마치 깨어진 배 조각

여기저기 흩어져 마을이 구죽죽한 어촌보담 어설프고

삶의 티끌만 오래 묵은 포범(布帆)처럼 달아 매었다

남들은 기뻤다는 젊은 날이었건만

밤마다 내 꿈은 서해를 밀항하는 쩡크* 와 같아

소금에 절고 조수(潮水)에 부풀어 올랐다

항상 흐렷한 밤 암초를 벗어나면 태풍과 싸워 가고

전설에 읽어 본 산호도(珊瑚島)는 구경도 못 하는

그곳은 남십자성이 비쳐 주도 않았다

쫓기는 마음 지친 몸이길래

그리운 지평선을 한숨에 기오르면

시궁치* 는 열대 식물처럼 발목을 오여쌌다

새벽 밀물에 밀려온 거미이냐

다 삭아 빠진 소라 껍질에 나는 붙어 왔다

먼 항구의 노정(路程)* 에 흘러간 생활을 들여다보며

-이육사, 「노정기」

* 쩡크: 정크(Junk). 중국 연해나 하천에서 사람과 짐을 실어 나르는 배.

* 시궁치: 더러운 물이 잘 빠지지 않고 썩어서 질척질척하게 된 도랑의 근처.

* 노정: 거쳐 지나가는 길이나 과정.


시의 처음에서 화자는 자신의 인생을 깨어진 배 조각이라고 묘사합니다. 자신의 비극적 운명에 대한 인식을 형상화한 것인데요. 이 시 전반에서는 물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배의 이미지를 통해 안식을 소망했던 고달픈 삶을 형상화하며 비극적 운명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드러냅니다.

2연에서는 젋은 날의 고달픈 삶이 이어지며 3연에서는 일말의 희망도 없었던 현실이 4연에서는 절망적 현실을 극복하려 노력해도 시련이 발목을 잡는 가혹한 나날들이 표현됩니다. 그리고 5연에서 화자는 자신을 '새벽밀물에 밀려온 거미, 다 삭아빠진 소라 껍질에 붙어있는 존재'로 생각하며 자신의 지난 삶의 과정을 되돌아 봅니다.

이렇게 이 시는 '고달픈 지난날의 삶과 비극적 운명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배의 이미지를 통해 드러내며 다양한 비유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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