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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납작납작-박수근 화법을 위하여'는 박수근 화백의 그림 '세 여인'을 보고나서 시인의 상상을 더해 창작한 작품입니다. 시인이 박수근 화법의 창장방법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림을 보고 표현한 것을 통해 어떠한 문제 제기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드문드문 세상을 끊어내어

한 며칠 눌렀다가

벽에 걸어 놓고 바라본다.

흰 하늘과 쭈그린 아낙네 둘이

벽 위에 납작하게 뻗어 있다.

가끔 심심하면

여편네와 아이들도

한 며칠 눌렀다가 벽에 붙여 놓고

하나님 보시기 어떻습니까?

조심스럽게 물어 본다.

 

발바닥도 없이 서성서성.

입술도 없이 슬그머니.

표정도 없이 슬그머니.

그렇게 웃고 나서

피도 눈물도 없이 바짝 마르기.

그리곤 드디어 납작해진

천지 만물을 한 줄에 꿰어 놓고

가이없이 한없이 펄렁펄렁.

하나님, 보시니 마땅합니까?

 

- 김혜순, 「납작납작-박수근 화법을 위하여」


시의 처음에서는 그림의 작업과정과 그림의 내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끊어내어 눌러논 것이 작품이며 작품 속 아낙네들은 납작하게 눌려서 벽위에 납작하게 뻗어있습니다. 화자의 눈에 그림 속 여인들은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 모습으로 이는 가난한 서민들의 삶의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자는 그림 뿐 아니라 현실의 다른 가난한 이웃들도 작품의 제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모습이 절대자인 하나님의 눈에는 어떠냐고 묻고 있습니다.

 

"하나님 보시기 어떻습니까"이 물음은 설의적 표현으로 "보기 좋지 않다"라는 답을 함축하여 세상에 대한 비판적인 화자의 시각을 보여줍니다.

 

2연에서는 납작한 인물들의 모습을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해 말하려고 하는 바(감정도 배제된 채 현실적인 문제에 눌려 살아가는 서민들)를 드러내며 부정적인 현실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님 보시기에 마땅하냐"고 설의적으로 물음으로써, ‘고달픈 서민들의 삶은 마땅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이 시에서 화자는 '서민들의 애처로운 삶의 모습과 현실 비판의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를 그림을 통한 상상력을 통해 형상화하여 드러내며, 그들의 입장에서 하나님께 항변하는 투의 설의적 표현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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