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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작품은 김소월 시인의 '길'입니다. 이 작품은 고향을 상실 한 채 떠돌아야 하는 나그네의 슬픔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작가가 어떤 식으로 나그네의 슬픔을 드러내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작품을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定州) 곽산(郭山)

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김소월, 「길」

*바이 : 전혀


시의 시작에서 시적 화자의 처지가 드러납니다. 화자는 어제도 나그네 집(객점)에 묵었고, 오늘도 정처없이 길을 떠나야 하는 처지입니다. 이러한 화자의 정서는 이어지는 '까마귀 가악가악 울며 새었소'를 볼 때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화자의 정서는 곧 화자의 말을 통해 드러나는데요.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라며 목적지 없이 방황하는 고난한 유랑민의 삶을 보여줍니다. 화자는 산으로 갈까 들로 갈까 하지만 갈 곳이 없어 슬퍼합니다.(이러한 화자의 슬픔은 '~오, ~소'와 같은 말을 건네는 것 같은 종결어미의 반복을 통해 강조됩니다)

화자는 근데 고향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 과간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며 고향에 가는 방법 또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알고 있어도 갈 수 없는 현실이기에 화자는 더욱 슬픈 것입니다.

그래서 화자는 이제 하늘을 보며 기러기에게 말을 건냅니다. 갈 곳없이 방황하는 화자와 대조되는 자유롭게 비상하는 기러기를 보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라며 자조적인 시선을 보여줍니다. 그리곤 바로 자신은 열 심자 복판에 섰다며 선택의 기로에 섰지만 정작 갈 곳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마지막으로 이런 길이라도 자신은 전혀 갈 길이 없다며 절망하는 모습으로 시를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이 시는 '고향을 잃고 방황하는 나그네의 비애'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전통적인 3음보 율격을 변주하여 방황하는 화자의 비애를 표현하며, 대화하듯 건네는 말투, 방향성을 상실한 '길'이라는 공강적 배경, 감정 이입이 가능한 소재의 사용 등을 통해 삶의 뿌리를 잃은 화자의 절망과 허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다시 한번 학습하며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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