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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본질'은 시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할 만한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다룰 시 '노래와 이야기'에서는 이러한 시의 본질에 대해서 '시'가 '노래'의 성격을 되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감정의 과잉으로 상처가 오히려 깊어지기도 하는 노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야기'가 요구됨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최두석'이라는 시인이 생각하는 시의 본질일 것입니다.(때문에 최두석 시인의 시는 유독 이야기가 있는 시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노래'와 '이야기'의 속성을 말하며 시작하는 이 시는 '처용'이 부른 '노래'와 '처용'에 대한 '이야기'의 성격을 비교하여 주제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시에 노래가 필요하지만 노래만으론 감정적인 면에 치우치기 쉬우니 이야기도 필요하다는 화자의 소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주제를 알고 보면 굉장히 명쾌한 시가 바로 '노래와 이야기'라고 할 수 습니다:)

그럼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노래는 심장에, 이야기는 뇌수에 박힌다

처용이 밤늦게 돌아와, 노래로써

아내를 범한 귀신을 꿇어 엎드리게 했다지만

막상 목청을 떼어 내고 남은 가사는

베개에 떨어뜨린 머리카락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하지만 처용의 이야기는 살아남아

새로운 노래와 풍속을 짓고 유전해 가리라

정간보가 오선지로 바뀌고

이제 아무도 시집에 악보를 그리지 않는다

노래하고 싶은 시인은 말 속에

은밀히 심장의 박동을 골라 넣는다

그러나 내 격정의 상처는 노래에 쉬이 덧나

다스리는 처방은 이야기일 뿐

이야기로 하필 시를 쓰며

뇌수와 심장이 가장 긴밀히 결합되길 바란다.

 

- 최두석, 「노래와 이야기」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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