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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은 씨앗을 심으면 싹을 틔워 열매를 맺게 해주기 때문에 만물의 어머니라고 불립니다. 이번에 다룰 시 '흙'에서는 이러한 '흙이 지니고 있는 모성을 예찬'한 작품입니다.

그럼 전문을 읽은 후 해석을 봐보도록 합시다.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 보라

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

눈물 냄새가 차오르고

이내 두 눈이 젖어 온다

 

흙은 생명의 태반이며

또한 귀의처인 것을 나는 모른다

다만 그를 사랑한 도공이 밤낮으로

그를 주물러서 달덩이를 낳는 것을 본 일이 있다

또한 그의 가슴에 한 줌의 씨앗을 뿌리면

철 되어 한 가마의 곡식이 돌아오는 것도 보았다

흙의 일이므로

농부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

겸허하게 농사라고 불렀다

그래도 나는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 보면

눈물샘 저 깊은 곳으로부터

슬프고 아름다운 목숨의 메아리가 들려온다

하늘이 우물을 파 놓고 두레박으로

자신을 퍼 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 문정희, 「흙」


이 시의 내용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1연에서 화자는 흙의 이름이 부럽다고 말하며 '흙흙흙하고 그를 불러보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흑 흑 흑'이라는 발음이 마치 울음소리 처럼 불리는 것과 연관하여 마음깊은 곳(심장 깊은 곳)에서 눈물이 차오르며 두눈이 젖어듭니다. 흙을 부르면 그만큼 마음이 울린다는 의미입니다.

2연에서는 생명의 근원으로서 흙이 지닌 속성에 대해 예찬하고 있습니다. 흙은 생명이 탄생하고 죽는 곳으로 씨앗을 뿌리면 곡식을 만드는 곳으로 기적적이지만 농부는 이를 겸허하게 농사라 부른다며 흙을 예찬하고 있습니다.

3연에서는 1연의 내용을 심화 반복하며 울음소리처럼 들리는 흙의 이름을 부러워하는 것은 흙이 지닌 모성 때문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 모성이란 흙이 자기를 퍼올리는 자기희생을 바탕으로 할 수밖에(농사를 지을 때 땅을 갈아엎는 것과 연관) 슬프기도 하다고 화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화자는 "흙이 지닌 모성에 대한 예찬"이라는 주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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