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한(恨)'은 '몸시 억울하거나 원통하여 원망스럽게 생각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번 시간에 다룰 시 '박재삼'의 '한(恨)'에서는 임과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인한 서움함에 의해 생긴 '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임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화자의 서러움. 시를 먼저 읽은 후 해석을 보도록 합시다.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 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 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러질까 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마당에 심고 싶던

느꺼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 빛깔이

전생(前生)의 내 전(全) 설움이요 전(全) 소망인 것을

알아내기는 알아낼는지 몰라!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을 몰라, 그것을 몰라!

 

- 박재삼, 「한(恨)」


이 시의 내용 구조는 이렇습니다.

시를 읽었다면 현재 화자는 살아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임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상태 라고 할 수 있죠. 이는 3연의 '전생(前生)'이나 2연의 '저승'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화자는 '임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너무나 서럽습니다' 이때 여기서 화자의 서러움은 2가지 입니다.

위의 그림과 같이

1. 서러운 노을빛으로 맺은 내 사랑의 열매를 보더라도 임이 내 사랑을 알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서러움

2. 임도 나만큼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서러웠는지를 알 수 없기에 느끼는 서러움

의 2가지 서러움을 느낍니다.

이러한 '임에 대한 사무치는 사랑의 한과 그리움'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화자는

1. 자신의 심정을 구체적 사물로 시각화, 구체화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감나무'는 공간(저승-이승)을 초월하여 '임'과 연결되고 싶어하는 화자의 마음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각화는 구체적 사물(감나무) 뿐만 아니라 색채이미지(서러운 노을빛)을 이용한 시각적 심상을 통해 표현되고 있습니다.

2. 도치법을 이용해 자신의 감정을 형상화 한 '감나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1연은 사실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감나무쯤 되랴'가 우리말의 어순에 맞습니다만 이를 의도적으로 조절하여 '감나무'를 앞으로 보냄으로써 강조하고 있습니다.

3. 영탄법을 이용해 화자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되랴, -나무는!, -몰라!). 임과 이루어지지 못한 서러움에 의해 고양된 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4. 3연에서 '몰라!'라는 시어의 반복으로 반복법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면서도 '님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사실에서 느끼는 불안함과 서러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시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나는 임을 사랑하지만 임이 나를 사랑하고 내 사랑을 알아 봐줄지 모르는 불안감이 큰데 이를 반복법을 통해 나타내면서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PS. 반복법에 대해서는 '시어', '시구', '시행'의 반복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이 시에서는 마지막에 '그것을 몰라'라는 시구가 반복되기도 하지만 3연 전체적으로 볼 때 '몰라'라는 시어가 반복된다고 표현할 수도 있으며 '~는지 몰라'라는 통사구조가 반복됐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