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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다룰 시는 박두진의 '청산도'입니다. '청산'은 말 그대로 푸른 산으로 대부분의 시에서 좋은 의미로 쓰이고 있고 이 시에서도 좋은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청산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 지금 화자가 처한 상황은 어떤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 보도록 합시다.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넘엇골 골짜기서 울고 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 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 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 어릴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티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 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너머, 골 너머,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 박두진, 「청산도」


시의 처음은 청산에 대한 묘사로 시작됩니다. 정말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청산. 그러나 마지막에 조금 이상한 면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좋은 청산에 '사람도 안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넘엇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이죠. 이는 생명력이 넘치지만 아직 적막한 청산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 당시의 시대와 연관시켜보면 '기나긴 일제강점기에서 해방은 되었지만 아직은 혼란스러운 현실의 모습으로 진정한 광복이 오지 않은 것'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생명력 넘치고 아름다운 청산이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2연에서 나타난 '볼이 고운 사람'이죠. 볼이고운 사람은 청산을 완전한 이상세계로 만들어줄 사람으로 화자가 기다리는 대상입니다.

 

3연에서는 부정적으로 현실을 인식하면서도 볼이고운 사람을 기다리며 언젠가 밝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화자의 모습이 나타나며 이어 4연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볼이고운 사람을 기다리는 화자의 모습을 드러내며 시가 마무리 됩니다.

 

이렇게 하여 이 시는 '완전한 이상세계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과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를 자연물을 의인화하고 다양한 음성상징어와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와 표현법을 공부하며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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