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작품은 '주머니 속의 바다'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바다를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난 모습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며 바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시인이 바다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그 마을 사람들은 바다를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설마?하고 물어보면 불쑥 주머니 속의 바다를 꺼내 보여 준다
놀라지 마라, 그것은 마을의 아주 어린 꼬마 녀석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제법 사랑을 아는 나이가 된 친구들은
사랑으로 외롭거나 쓸쓸할 때에는
손바닥 위에 바다를 올려놓고 휘파람을 분다
아무래도 마을 어른들은 한 수 위다
흰 손수건인가 싶어 보면 어느새 하얀 갈치 떼로 변하고
손금 위로 바다를 흐르게 하고 흐르는 바다 위에 섬을 띄운다
아주 오래전 그 섬을 찾아가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의 안부까지 전해 준다
떠나오던 날 마을 사람들이 주섬주섬 챙겨 선물로 건네주던 바다
읽다 만 시집 속에 곱게 접어 온 바다
삶에 지칠 때, 누군가가 아득히 그리울 때
나는 손바닥에 그 바다를 올려 놓고 엽서를 쓴다
아침이면 사람과 함께 눈뜨는 바다
저녁이면 사람과 함께 잠드는 바다
사람과 한 몸이 되어 살아가는 바다를 나는 알고 있으니
-정일근, 「주머니 속의 바다」
시는 바다에 대한 개성적 인식으로 시작합니다. '그 마을 사람들은 바다를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뒤에 설마?라고 물어볼 정도로 일반적으로는 상상하지 못하는 개성적 인식으로 시가 전개되는데요. 이 후 마을 사람들이 주머니 속에 꺼낸 바다들의 속성이 나열되며 꼬마도 제법 사랑을 아닌 나이가 된 친구들도 어른들도 꺼내보이는 바다와 그 속성들을 보여주며 시가 전개됩니다.
바다는 사랑으로 외롭거나 쓸쓸할 떄 위로가 되주기도 하고, 흰 손수건에서 하얀 갈치 떼로 변하기도 하고 손금 위로 흐르기도 하며 그 섬에 섬을 띄울 수도 있는 그 섬에 찾아가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의 안부까지 전해주기도 하는, 떠나오던 날 마을 사람들이 주섬주섬 챙겨 선물로 주기도했던, 읽다 만 시집 속에 곱게 접어 놓기도 하는, 아침이면 사람들과 함께 눈뜨고 저녁이면 사람과 함께 잠들며 사람과 한 몸이 되어 살아가는 그런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바다는 언제나 사람들의 곁에 있으며 위로와 웃음이 되주는 좋은 친구와 같은 존재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바다에 대해 유사한 문장구조를 반복하거나 시어를 반복하여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개성적인 인식을 통해 '삶을 함께 살아가주는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바다는 다양하게 해석가능하겠지만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추억'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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