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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묘망'입니다. '묘망'은 '강이나 바다가 끝없이 넓어 아득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렇듯 이 시에서 화자는 끝없이 넓은 자연 속에서 자신에 대해 생각합니다. 화자가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내 오늘밤 한오리 갈댓잎에 몸을 실어 이 아득한 바다 속 창망(蒼茫)한 물구비에 씻기는 한점 바위에 누웠나니

 

생(生)은 갈사록 고달프고 나의 몸둘 곳은 아무데도 없다 파도는 몰려와 몸부림치며 바위를 물어뜯고 넘쳐나는데 내 귀가 듣는것은 마즈막 물결소리 먼 해일에 젖어 오는 그 목소리뿐

 

아픈 가슴을 어쩌란 말이냐 허공에 던져진것은 나만이 아닌데 하늘에 달이 그렇거니 수많은 별들이 다 그렇거니 이 광대무변 (廣大無邊)한 우주의 한알 모래인 지구의 둘레를 찰랑이는 접시 물 아아 바다여 너 또한 그렇거니

 

내 오늘 바다 속 한점 바위에 누워 하늘을 덮는 나의 사념이 이다지도 작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조지훈, 「묘망」


화자가 처한 상황은 1연에 드러나 있습니다. 화자는 밤에 바다 속 창망한(넓고 멀어서 아득한) 물구비에 씻기는 한점 바위에 누워있죠. 이 때 화자는 자신을 한오리 갈댓잎에 물을 실어 누워있다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아 자신을 자연과 동화시켜 거대한 세계 속의 작은 존재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넓고 멀어서 아득한 물구비에 씻기는 한점 바위에 누워있는 것은 정말 넓고 멀어서 아득한 물구비에 씻겨나가는 작은 바위에 누워있는 작은 조재로 인식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밤에 바다의 바위에 누워서 인식하는 화자의 생에 대한 모습은 부정적입니다. 2연에서 '생은갈사록 고달프고 나의 몸둘 곳은 아무데도 없다'고 느끼는 데서 화자가 힘겨운 상황에 쳐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도가 몰려와 몸부림치며 물어뜯고 넘쳐나는데(그만큼 많은 소리가 있음에도) 화자의 귀가 듣는 것은 마지막 물결소리, 외부의 소리중 자신이 듣고 싶은 소리만 듣게 됩니다.

 

3연에서는 이렇게 힘겨운 상황을 우주 안의 다른 대상들과 동질적인 존재로 여김으로 해서 인식을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아픈 가슴은 어쩔 수 없지만 허공에 던저진 것은 자신만이 아닌 하늘도 달도 별도 바다도 그렇다고 인식합니다. 화자가 누워있는 이 넓고 광할한 바다마저도 광대무변한 우주로 시야를 넓히면 우주에서는 한알 모래인 지구의 둘레를 찰랑이는 접시 물이라는 인식으로 한없이 작은 존재라고 인식하는 것이죠.

 

4연에서는 이러한 인식을 통해 깨달은 바를 드러내면서 시가 마무리됩니다. 화자는 정말 아픈 상황에 처져 있고 자신의 아픈 마음(사념)은 하늘을 덮을 듯 하지만 우주적 관점에서보면 모래알 같이 작을 뿐이라는 인식을 통해 현실의 아픔을 이겨내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렇게 해서 이 시는 '우주적 차원에서 생각한 인간의 존재와 고뇌에 대한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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