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이번 시간에 다룰 시의 제목은 '인동차(忍冬茶)'입니다. 인동차(忍冬茶)는 한약재로도 쓰이는 인동의 줄기와 잎사귀를 말려 달여 먹는 차로 ‘인동’은 인동과의 반(半) 상록 덩굴성 식물입니다. 이러한 약재 ‘인동’에는‘겨울을 참고 견딘다.’는 뜻이 있는데요. 이러한 차를 통해 시인이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해보도록 합시다.


노주인(老主人)의 장벽(腸壁)에

무시(無時)로 인동(忍冬) 삼긴 물이 나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어 붉고,

 

구석에 그늘 지어

무가 순 돋아 파릇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사리다가

바깥 풍설(風雪) 소리에 잠착하다.

 

산중(山中)에 책력(冊曆)도 없이

삼동(三冬)이 하이얗다.

 

-정지용, 「인동차(忍冬茶)」


이 시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화자가 인동차를 마시는 노인의 모습을 관조적으로 관찰하며 전개됩니다.

 

노인은 추운 겨울 산중에서 홀로 인동차를 마시며 겨울을 견디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인이 있는 방안에는 자작나무 불이 다시 붉게 피어오르고 구석에 무 순이 파릇하게 돋아나는 등 어느정도 생명력이 있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생명력에 기대 봄이 오는 듯 흙냄새가 훈훈히 김사리나 바깥 풍설의 소리에 바로 가라앉습니다. 그만큼 추운 겨울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바깥은 삼동으로 하얗듯 너무나 추운 겨울입니다.

 

이렇게 시의 마지막에 '삼동'이라는 시간적 배경이 제시되듯 아주 추운 겨울 산중의 방안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추위를 견디는 인동차를 마시는 것은 노인이 겨울의 추위로부터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켜내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이 시가 지어진 '일제강점기'라는 상황과 연관시키면 이렇게 추운 겨울은 '혹독한 현실'로 그만큼 일제의 수탈이 심했다는 것을 나타내며 노인이 인동차를 마시는 것은 바깥세상에 초연한 채 몸을 다스리고, 정신적 고결함을 지키면서 혹독한 현실을 견디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인은 이러한 노인의 모습을 통해 '정신적 고결함을 지키면서 혹독한 현실을 견디는 삶의 자세'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확인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