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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정념의 기'에서는 인간의 고독과 번뇌로부터 벗어나 순수하고 평화로운 삶에 이르고자 하는 화자의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화자는 자신의 마음을 정념(情念)의 깃발에 빗대어 표현하여 이를 들어내고 있습니다.

우선 전문을 읽은 후 해석을 보도록 합시다.


내 마음은 한 폭의 기

보는 이 없는 시공에

없는 것 모양 걸려 왔더니라

 

스스로의 혼란과 열기를

견디지 못해

눈 오는 네거리에 나서면

눈길 위에 연기처럼 덮여 오는

편안한 그늘이여

마음의 기는 이제금

눈의 음악이나 듣고 있는가

 

나에게 원이 있다면

뉘우침 없는 일몰이

고요히 꽃잎인 양 쌓여 가는

그 일이란다

황제의 항서(降書)와도 같은

무거운 비애가

맑게 가라앉은 하얀 모랫벌 같은

마음씨의 벗은 없을까

 

내 마음은 한 폭의 기

보는 이 없는 시공에서

때로 울고 때로 기도드린다

 

 

- 김남조, 「정념의 기(旗)」


시를 읽어 보면 화자의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화자는 자신의 마음을 한 폭의 깃발에 비유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깃발 심상치 않습니다. '보는 이 없는 시공에 없는 것 모양' 걸려있습니다. 깃발이 있는 데도 보는 이가 없고 있는 데도 없는 것처럼 존재감이 없습니다. 화자는 홀로 외로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연을 보면 그러한 상황에서 화자가 고뇌하고 방황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화자는 '스스로의 혼란과 열기를 견디지 못해' 눈 오는 네거리에 나오게 되는 군요. 다행이도 눈길 위에는 화자에게 안정을 주는 편안한 그늘이 있습니다. 그러한 편안함 속에서 화자는 마음의 기도 눈의 기도를 들으며 안정을 찾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3연에서는 자신의 소망을 말합니다.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고뇌없이 아름답기를 바라며, 함께있을 순수한 벗이 있으면 하는 소망을요.

그러한 소망을 4연에서 1연의 내용을 다시 반복-변주하며 강조합니다. 그리고 '울고, 기도드린다'는 구체적 행동을 통해 간절함을 드러냅니다.

이렇듯 이 시에서는 '순수하고 평온한 삶에 대한 동경과 기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화자는 현재는 홀로 외로히 고뇌하고 방황하지만 이 상황을 끝내어 평온한 삶과 순수한 벗을 만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시인은

1. 다양한 사물에 빗대에 표현함으로써 화자가 추구하는 내면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에서 쓰인 구체적인 사물들은 화자가 추구하는 내면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비유적 사물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변형된 수미상관의 방식을 통해 화자의 바램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형태적 안정감과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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