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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호수'에서 화자는 청춘이 쇠락하는 자리에서 인생과 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습니다. 시가 전개되면서 화자의 내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집중하며 시를 감상한 후에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 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 가는 바람에도

불고 가는 바람같이 떨던 것이

이렇게 고요해질 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속에 지니는 일이다.

 

-이형기, 「호수(湖水)」


시의 처음 부분을 보면 화자는 '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때문에 화자의 상황은 부재하는 이를 기다리는 상황이며 화자의 정서는 당연스럽겠지만 좋지 않을 것 입니다.(어길 수없는 약속에 비유할 만큼 화자에게 큰 의미를 가진 사람이니까요)

 

이러한 기다림에서 화자의 모습은 예전의 나무처럼 무성하던 청춘이 아니라 잎 지는 호숫가의 이미지로 그려지며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우게 됩니다.(이때 호수로 비유한 것은 화자가 호수를 내면적 동일화의 대상으로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3연에서는 화자의 내면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사랑은 화자를 울리지 않고 화자에게는 조용이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죠. 이 조용이 우러른다는 것은 마음이 고요해진다는 것으로 잎 지는 것 같이 쇠락했던 화자의 마음이 고요한 기다림의 자세를 가지게 된 것을 보여줍니다.

 

4연에서는 이러한 화자의 모습을 호수의 모습을 통해 보여줍니다. 불고가는 바람에 떨던 호수는 이제는 고요해져있는 모습을 통해 화자는 자신의 내면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5연에서 화자는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속에 지니는 일이다.'라고 하며 사랑이 지배하던 청춘이 소멸해 감을 바라보면서 기다림의 눈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화자 내면의 성숙의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내면의 변화를 호수와 동일화하여 이 시는 '호수와 같은 기다림의 태도와 내면의 성숙'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독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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