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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는 우리민족의 역사에 큰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그 아픔의 시기 일제의 수탈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은 정든 고향을 버리고 살길을 찾아 떠나야 했는데요. 이러한 사람들을 유이민, 혹은 유랑민이라고 하는데 고향을 버리고 살길을 찾아 떠났지만 이들의 삶은 여전히 힘들었습니다. 이번에 다룰 시 '하나씩의 별'은 이러한 유랑민들이 광복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며 느끼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화자와 유랑민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무엇을 실었느냐 화물 열차의

검은 문들은 탄탄히 잠겨졌다

바람 속을 달리는 화물 열차의 지붕 우에

우리 제각기 드러누워

한결같이 쳐다보는 하나씩의 별

 

두만강 저쪽에서 온다는 사람들과

쟈무스*에서 온다는 사람들과

험한 땅에서 험한 변 치르고

눈보라 치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남도 사람들과

북어 쪼가리 초담배 밀가루 떡이랑

나눠서 요기하며 내사 서울이 그리워

고향과는 딴 방향으로 흔들려 간다

 

푸르른 바다와 거리거리를

설움 많은 이민 열차의 흐린 창으로

그저 서러이 내다보던 골짝 골짝을

갈 때와 마찬가지로

헐벗은 채 돌아오는 이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헐벗은 나요

나라에 기쁜 일 많아

울지를 못하는 함경도 사내

 

총을 안고 뽈가*의 노래를 부르던

슬라브의 늙은 병정은 잠이 들었나

바람 속을 달리는 화물 열차의 지붕 우에

우리 제각기 드러누워

한결같이 쳐다보는 하나씩의 별

 

-이용악, 「하나씩의 별」

 

* 쟈무스: 자무쓰. 중국 북단의 한 지명.

* 뽈가: 러시아 서부의 볼가강.


화자와 유랑민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았나요?

 

먼저 화자와 유랑민들의 차이점은 유랑민들 같은 경우 광복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화자같은 경우는 고향이 아닌 '서울'로 떠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객지에서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살았다는 점은 공통점인데요. 시에서 '갈 때와 마찬가지로 / 헐벗은 채 돌아오는 이 사람들과 / 마찬가지로 헐벗은 나요'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들은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 의미심장한 표현이 나옵니다. '나라에 기쁜 일 많아 / 울지를 못하는 함경도 사내'라고 말이죠. 나라에 기쁜일이 많다는 것은 광복을 의미하는 데요. 이는 민족 전체가 기뻐할만한 일이죠. 하지만 이들은 떠날때와 마찬기지로 헐벗은 상태로 가난하기에 이러한 변환기에도 개인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불안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민족의 큰 기쁨 앞에서 이러한 불안감을 드러내며 울 수 없는 것이죠.

 

그래도 이들은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이 시에서 반복되는 밤하늘의 별(시의 제목에서도 언급되는 하나씩의 별)은 변환기의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열차의 지붕위에서 함께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이 시는 '희망을 품고 귀국하는 유랑민'의 모습을 보여주며 '변환기의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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