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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다룰 시 '오감도'는 한국 현대시 중에 가장 난해하다고 평가받는 시 중 하나로 천재로 불린 작가 이상 특유의 기법인 자동기술법이 잘 드러난 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채 무섭다가 계속 반복되는 이 시.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13인의아해(兒孩)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이상, 「오감도(烏瞰圖)」


이 시에서 반복을 제외하면 '13인의 아해, 질주한다, 막다른 골목, 무섭다, 질주하지 않니하여도좋소'의 시어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이 시어들은 모두 어떤 불안감이나 두려움과 관련이 있습니다. '13'은 우선 서양에서 불길함을 상징하며 시에서 계속 반복되는 '무섭다'에서도 이런 심리적인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적 공간으로 제시된 막다른 골목도 이러한 분위기를 가중시킵니다. 이런 시어를 볼 때 막연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에 휩싸인 상황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과 분위기에서 벗어려는 행위가 '질주한다'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마지막 연에 가서 골목이 막혔든 뚫렸든, 아이들이 질주하든 안 하든, 무서운 아이이든 무서워하는 아이이든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이는 이 시에서 나타낸 둘러싼 불안감이나 공포심은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결국은 존재하게 된다는 것으로, 이것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심리적 정황과 유사하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는 '현대인의 본질적 실존에 대한 불안의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와 표현법을 알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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