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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문'에서는 '문'이라는 시적 대상을 통해 기존의 인식을 바꾸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에서 '문'이라는 시적 대상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어느 집에나 문이 있다

우리 집의 문 또한 그렇지만

어느 집의 문이나

문이 크다고 해서 반드시

잘 열리고 닫힌다는 보장이 없듯

 

문은 열려 있다고 해서

언제나 열려 있지 않고

닫혀 있다고 해서

언제나 닫혀 있지 않다

 

어느 집에나 문이 있다

어느 집의 문이나 그러나

문이라고 해서 모두 닫히고 열리리라는

확증이 없듯

 

문이라고 해서 반드시

열리기도 하고 또 닫히기도 하지 않고

또 두드린다고 해서 열리지 않는다

 

어느 집에나 문이 있다

어느 집이나 문은

담이나 벽을 뚫고 들어가

담이나 벽과는 다른 모양으로

자리 잡는다

 

담이나 벽을 뚫고 들어가

담이나 벽과 다른 모양으로

자리 잡기는 잡았지만

담이나 벽이 되지 말라는 법이나

담이나 벽보다 더 든든한

문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규원, 「문」


시에서 '어느 집에나 문이 있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문'이 있다는 통념(일반적인 생각)을 제시합니다.

 

문제는 바로 이후 입니다. 이 시는 먼저 문의 열리고 닫히는 속성에 대한 언어적 표현을 통해 기존의 통념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합니다.

 

'문은 열려 있다고 해서 언제나 열려 있지 않고 닫혀 있다고 해서 언제나 닫혀 있지 않다'는 열림과 닫힘의 속성의 대비와 모순형용의 아이러니를 통해 기존의 통념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후 문과 대조되는 '담 이나 벽'을 통해 시상을 전개하며 문을 능동적인 속성을 제시한 후 '문'이 '담 이나 벽'을 뚫고 들어가는 모습을 통해 그들이 지닌 '연결과 단절'이라는 상호모순성의 경계를 무너트려 모순을 통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제시합니다.

 

이렇게 이 시는 '문'이라는 시적대상을 통해 '기존 통념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와 표현법에 대해 알아보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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