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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명에 대해 많은 시인들은 생명 본연의 순수한 생명력을 가두는 부정적인 존재로 바라봅니다. 이번에 다룰 시 '개복동과 장미'에서도 그런데요. 개복동과 장미의 속성에 주목하여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개봉동 입구의 길은

한 송이 장미 때문에 왼쪽으로 굽고,

굽은 길 어디에선가 빠져나와

장미는

길을 제 혼자 가게 하고

아직 흔들리는 가지 그대로 길 밖에 선다.

 

보라 가끔 몸을 흔들며

잎들이 제 마음대로 시간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을.

장미는 이곳 주민이 아니어서

시간 밖의 서울의 일부이고,

그대와 나는

사촌들 얘기 속의 한 토막으로

비 오는 지상의 어느 발자국에나 고인다.

 

말해 보라

무엇으로 장미와 닿을 수 있는가를.

저 불편한 의문, 저 불편한 비밀의 꽃

장미와 닿을 수 없을 때,

두드려 보라 개봉동 집들의 문은

어느 곳이나 열리지 않는다.

 

-오규원, 「개봉동과 장미」


제목이 '개봉동과 장미'인 만큼 이 시에서 개복동과 장미의 의미는 중요한데요.

 

'개봉동'이 생명력을 잃은 공간으로 현대문명을 상징한다면, '장미'는 순수한 생명력을 가진 존재'로 서로 대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는 처음부분부터 현대 문명의 부정적인 면에 휩쓸리지 않는 장미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잃어버린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장미)에 대한 동경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개봉동과 장미의 대조적인 의미를 통해 도시 문명의 황폐함과 순수한 생명을 대조시키고 생명력을 잃은 채 도시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줍니다.(그대와 나)

 

그리고 이러한 순수한 생명력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는 데요. 아쉽게도 시의 마지막에서는 순수한 본질을 추구하지 못하고 있는 개봉동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장미와 함께 이런 씁씁할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대 문명 속에서도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는 삶이 필요함을 개봉동과 장미에서는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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