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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이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고려가요 '청산별곡'의 첫행입니다. 이 노래에서 '청산'은 이상향으로 부정적 현실에서 벗어나 도피하고 싶은 이상적인 공간인데요. 이번시간에 다룰 시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은 앞서 언급한 '청산별곡'과 같은 의미로 청산을 사용하지만 시상 전개방식은 사뭇 다릅니다. 시적 화자의 말하는 방식에 주목하여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나 이미 떠났다고 대답하라.

기나긴 죽음의 시절

꿈도 없이 누웠다가

이 새벽 안개 속에

떠났다고 대답하라.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나 이미 떠났다고 대답하라.

흙먼지 재를 쓰고

머리 풀고 땅을 치며

나 이미 큰 강 건너

떠났다고 대답하라.

 

-양성우,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이 시에서 '청산'은 화자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청산이 소리쳐 부르는 것은 이상 세계로 오라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한 화자의 응답이 특이합니다

 

"나 이미 떠났다고 대답하라" 라고 누군가에게 명령하는 방식을 통해 대답하죠. 이러한 명령형은 시인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떠났다고'라는 과거형을 사용하여 자신은 이미 청산으로 더났음을 드러냅니다. 이는 기나긴 죽음의 시절 꿈도 없이 누워있던 부정적 현실과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화자는 이 '떠났다고 대답하라'를 계속 반복하여 자신의 의지를 강조하기도 합니다.

 

이 시에서 현실은 '죽음의 시절', '꿈도 없이 누웠다가', '새벽안개' '흙먼지 재를 쓰고 머리풀고 땅을 치고'등에서 볼 때 굉장히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떠났다고'하는 것은 이미 화자가 청산에 도달하기 위한 힘겨운 싸움의 대열이 들어선 것으로 부정적 현실을 벗어나고자하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1980년대에 발표된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독재에 대한 저항과 투쟁의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불행한 현실을 벗어나 이상 세계에 도달하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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