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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시에서 다른 자연물을 통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삶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번에 다룰 시 '우리 동네 느티나무들'에서도 시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이 느티나무들을 통해 형상화 되어 나타나는 데요. 시를 감상하며 느티나무들의 어떤 모습을 시인이 보여주려하는지를 생각해봅시다.


산비알*에 돌밭에 저절로 나서

저희들끼리 자라면서

재재발거리고 떠들어 쌓고

밀고 당기고 간지럼질도 시키고

시새우고 토라지고 다투고

시든 잎 생기면 서로 떼어 주고

아픈 곳은 만져도 주고

끌어안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

이렇게 저희들끼리 자라서는

늙으면 동무나무 썩은 가질랑

슬쩍 잘라 주기도 하고

세월에 곪고 터진 상처는

긴 혀로 핥아 주기도 하다가

열매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머리와 어깨와 다리에

가지와 줄기에

주렁주렁 달았다가는

별 많은 밤을 골라 그것들을

하나하나 떼어 온 고을에 뿌리는

우리 동네 늙은 느티나무들

 

-신경림, 「우리 동네 느티나무들」

 

* 산비알 : 산비탈의 방언


시는 느티나무들이 자라나는 공간적 배경을 처음으로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산비탈, 돌밭이라는 척박한 환경에 외부의 도움없이 저절로 자라는 느티나무들은 자기들끼리 떠들고 접촉하고 서로 갈등하기도 서로 배려하기도 하며 아픈 곳은 만져주도 끌어안아주며 공동체적인 유대감을 기릅니다.

 

이렇게 자라서 늙은 느티나무들은 이제 썩은 가지, 세월에 곪고 터진 상처 등을 어루만져주며 살아가며 겪는 아픔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겪은 그 열매보다 아름다운 열매를 온 고을에 뿌리며 오랜 세월 쌓은 경험과 지혜를 서로 나눕니다.

 

이러한 느티나무는 '민중'을 상징하는 것으로 시인은 느티나무의 모습을 통해 '공생과 나눔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적 삶의 아름다움'을 형상화 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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