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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숨바꼭질입니다. 숨바꼭질은 어릴 적 많이들 하는 놀이로 술래가 찾기 전까지 숨었다가 나타나는 게임입니다. 시인은 이렇게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는 숨바꼭질의 특징을 통해 존재의 죽음과 새로운 삶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인이 죽음과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는지에 집중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그 늙은 당나귀는 죽었다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말이 있었지만

병명을 따져서 뭘 해

비쩍 마른 커단 몸집이

미세한 세포로 분해되어 허물어져 내리고

마침내 한 줌 흙으로

먼지로 돌아간다

그것은 누구도 어길 수 없는 엄숙한 약속

그 이행을

주위는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또 그것은 무엇인가가 모양을 갖추고

새로 태어나려는 전조

나무와 풀들이 수런대면서

바람과 구름을 손짓하고 있다

이 모든 절차가

다만 침묵 속에서만 진행되는

봄볕 단양한 오후 한때

당나귀는 덜컥 무릎을 꿇고 지상에서

숨바꼭질하듯 잠적했다

 

아니 진짜 숨바꼭질이다

 

- 이형기, 「숨바꼭질」


시는 늙은 당나귀의 죽음으로 시작합니다.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늙은 당나귀'는 미세한 세포로 분해되고 허물어 내리지만 화자는 그것을 새로 태어나려는 전조'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죽음을 누구도 어길 수 없는 엄숙한 약속으로 보고 있으며 새로 태어나려는 전조를 자연도 조화로운 질서 속에서 지켜봅니다. 그렇기에 화자는 죽음을 단순한 소멸이 아니며 사라졌다 언젠가는 다시 나타나는 '숨바꼭질'같은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에서는 불교적 윤회관을 바탕으로 죽음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엄숙한 약속으로 보며 담담하게 수용하는 시인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늙은 당나귀의 죽음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이시는 '죽음에 내재된 삶의 순리'에 대한 시인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와 표현법을 파악하고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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