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기항지1'은 화자가 항구에 도착하여 목격한 풍경을 그린 작품입니다. 여기서 '항구'는 '여행을 시작하기도 하는 곳이지만 끝내기도 하는 장소'로 시인은 이 기항지의 풍경을 통해 '내면의 번민과 방황'을 암시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번민과 임시는 '자유를 위해 떠나려는 마음과 정착하고 안정을 찾고 싶어하는 마음'의 번민으로 다양한 상징적 사물을 통해 드러납니다.

그럼 시 전문을 읽고 내용 구조를 파악해보도록 합시다.

 


걸어서 항구에 도착했다.

길게 부는 한지(寒地)의 바람

바다 앞의 집들을 흔들고

긴 눈 내릴 듯

낮게 낮게 비치는 불빛.

지전(紙錢)에 그려진 반듯한 그림을

주머니에 구겨넣고

반쯤 탄 담배를 그림자처럼 꺼버리고

조용한 마음으로

배 있는 데로 내려간다.

정박중의 어두운 용골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항구의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에는 수삼 개(數三個)의 눈송이

하늘의 새들이 따르고 있었다.

 

- 황동규, 「기항지 1」


시의 내용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항구에 걸어서 도착한 화자는 '길게 보는 한지의 바람이 집들을 흔들고 눈이 내릴듯 한' 풍경과 바주칩니다. 정착의 이미지인 집들 앞에서 지폐를 구겨넣으며(지폐-사회적 정착을 위해 필요한 것) 육지의 삶에서 벗어나려고 화자는 반쯤 탄 담배를 꺼버리고 '조용한 마음으로 배있는 데로'내려갑니다. 화자는 음울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얻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화자가 떠나는데 필요한 도구인 배는 항구 안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용골이 안쪽을 쳐다본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화자 마음 속에 정착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 순간 하늘을 떠도는 눈송이와 그를 따르는 새들을 보며 자유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됩니다. 이처럼 화자는 기항지의 풍경을 통해 내면의 번민과 방황을 암시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읽고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