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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기념식수'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념식수라고 하면 어떤 일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심은 나무를 말하는 데요. 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왜 기념식수를 심는지에 주목하며 시를 읽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형수가 죽었다

나는 그 아이들을 데리고 감자를 구워 소풍을 간다

며칠 전에 내린 비로 개구리들은 땅의 얇은

천정을 열고 작년의 땅 위를 지나고 있다

아이들은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으므로

교외선 유리창에 좋아라고 매달려 있다

나무들이 가지마다 가장 넓은 나뭇잎을 준비하러

분주하게 오르내린다

영혼은 온몸을 떠나 모래내 하늘을

출렁이고 출렁거리고 그 맑은 영혼의 갈피

갈피에서 삼월의 햇빛은 굴러떨어진다

아이들과 감자를 구워 먹으며 나는 일부러

어린 왕자의 이야기며 안델센의 추운 바다며

모래사막에 사는 들개의 한살이를 말해 주었지만

너희들이 이 산자락 그 뿌리까지 뒤져 본다 하여도

이 오후의 보물찾기는

또한 저문 강물을 건너야 하는 귀가길은

무슨 음악으로 어루만져 주어야 하는가

형수가 죽었다

아이들은 너무 크다고 마다했지만

나는 너희 엄마를 닮은 은수원사시나무 한 그루를

너희들이 노래 부르며

파 놓은 푸른 구덩이에 묻는다

교외선의 끝 철길은 햇빛

철철 흘러넘치는 구릉 지대를 지나 노을로 이어지고

내 눈물 반대쪽으로

날개도 흔들지 않고 날아가는 것은

무한정 날아가고 있는 것은

 

- 이문재, 「기념식수」


처음 문장에서 시의 상황이 바로 나타납니다. 바로 '형수가 죽은 상황' 굉장히 비극적인 상황입니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에서 화자는 조카들(형수의 아이들)을 데리고 소풍을 갑니다. 언뜻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이는 아이들이 엄마의 죽음을 받아드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그 속에서 죽음과 관련된 소설을 말해주며 아이들이 죽음이란 무엇인지 받아드릴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시인은 죽음과 상반된 상황(소풍)을 통해 성찰의 장을 만들며 소풍 속에서 봄이 오는 이미지를 보여주며 생명의 반복과 순환의 이미지로 죽음을 새로운 생명이 약동하는 풍경 위에 위치시켜 슬픔을 승화시키는 의미를 더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른의 생각일 뿐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형수가 죽었다'가 반복되며 상황이 강조되며. 그 상황에서 아이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나무를 심습니다. 나무는 생명을 탄생시키고 다시 부활하며이를 계절에 따른 순환으로 반복합는데 조카들이 이런 나무의 모습을 보며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도록 생각하길 바라는 것이죠. 그리고 자신도 가까운 친척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극복하고 희망을 가지고 앞날을 살아갈 의지를 다집니다.

 

이렇게 해서 시인은 비극적 상황에서의 성찰을 통해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생명 순환에의 소망'을 표현합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와 표현법에 대해 학습하며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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