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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사람과 사람을 단절시키며 이별의 아픔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이런 단절을 뛰어넘어 대상과의 재회를 바라는 동력이 되죠. 오를 다룰 시 '외할머니네 마당에 올라온 해일'에서는 이러한 사랑으로 인한 재회의 바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죽음을 극복한 의지를 어떻게 나타내는지를 살펴보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외할먼네 마당에 올라온 해일(海溢)엔요.

예쉰 살 나이에 스물한 살 얼굴을 한

그러고 천 살에도 이젠 안 죽기로 한

신랑이 돌아오는 풀밭길이 있어요.

 

생솔가지 울타리, 옥수수밭 사이를

올라오는 해일 속 신랑을 마중 나와

하늘 안 천 길 깊이 묻었던 델 파내서

새각시 때 연지를 바르고, 할머니는

 

다시 또 파, 무더기 웃는 청사초롱에

불 밝혀선 노래하는 나무나무 잎잎에

주절히 주절히 매어달고, 할머니는

 

갑술년이라던가 바다에 나갔다가

해일에 넘쳐오는 할아버지 혼신(魂身) 앞

열아홉 살 첫사랑쩍 얼굴을 하시고

 

-서정주, 「외할머니네 마당에 올라온 해일」


이 시는 마당에 올라온 해일을 보고 이를 바다에서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혼신'으로 여기는 할머니의 사랑을 '해일'과 '풀밭길'의 상호작용을 통해 보여줍니다. '풀밭길'을 통해 '해일'은 바닷물이자 할아버지의 혼신이라는 의미를 획득하게 되고 마당과 바다의 경계를 허무는 해일에 풀밭길이 있다는 것을 통해 할머니가 신랑(할아버지)을 마중나가는 허구적 상황을 시적 진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할머니의 애절한 심정이 형상화되고 이야기로 전해지면서 '바다'는 할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한 공간이자 재생으로서의 공간적 의미를 가지게 되고, 일상적인 삶의 공간인 ‘외할먼네 마당’은 죽음의 세계에 존재하는 외할아버지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이러한 내용을 이야기로 전달하는 듯한 방법을 통해 이 시는 '할머니의 변함없는 사랑과 회한'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표현법과 시구의 의미를 파악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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