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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신부'는 1975년 출간된 서정주의 시집 "질마재 신화"에 수록된 산문시입니다. 신혼 첫날밤 신랑의 오해로 생간 사건을 이야기 형식으로 전달한 시인데요. 어떠한 이야기인지 시를 읽어 본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사십 년인가 오십 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 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 서정주, 「신부」


시는 첫날 밤 신부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를 입은 신부는 우리 전통의 여인상 전통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신랑의 오해(정말 급전개되죠?)로 신부는 소박을 맞게 되고 소박을 맞은 신부가 40년 이상 첫날 밤에 앉아 있던 그대로 있다(우리 민족 고유의 인내, 한의 정서)신랑의 손길이 닿자 비로소 재가 됩니다. 이러한 내용은 예전 한국 여인의 보편적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를 평이한 이야기 체의 어조 속에 낭만적이고 토속적인 분위기를 담아 전달합니다. 또한 초록과 다홍의 선명한 색채 대비는 여인의 한과 정절을 보여주기도 하죠.

 

이렇게 하여 이 시는 "남편의 오해로 인해 소박을 맞은 신부의 한과 정절"을 보여줍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를 파악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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