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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산문에 기대어'입니다. '산문'은 '절의 바깥문'을 의미하지만 이 시에서는 이승과 저승을 구분하는 문이라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산문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화자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기대어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누이야

가을 산 그리매*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苦惱)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山茶花)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 산 그리매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 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 산 그리매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 옴을

 

-송수권, 「산문에 기대어」

 

*그리매 : 그림자


시는 '누이야'라고 하며 누이에게 말을 건네는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이후의 화자의 말을 들어보면 누이가 죽은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누이가 죽은 상황에서 화자는 가을산이 강물에 비치는 모습을 통해 누이에 대한 인상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누이에 대한 인상을 구체화하며 누이를 그리워하며 누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가라앉히고자 노력하며 슬픔을 만남에 대한 기대로 승화시킵니다. 그리고 누이와의 만남을 소망합니다. 앞서 시의 제목인 '산문에 기대어'와 연관하여 왜 화자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기대어 있는지에 대한 답이 이제 제시됩니다. 화자는 죽은 누이와의 만남을 소망하기에 이렇게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기대어 이를 뛰어넘어 누이와 다시 재회할 것을 소망하고 있는 것이죠.

 

2연과 3연에서는 1연의 내용이 비슷하게 반복됩니다. 이 시의 특징 중 하나는 '누이야, ~가, ~을'이라는 구조와 '도치법'의 반복인데 이러한 반복을 통해 누이에 대한 그리움과 재회외의 소망을 강조합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누이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재회에 대한 소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를 다시 살피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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