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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은 자연스러운 대자연의 섭리입니다. 생성되고 소멸되며 소멸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줍니다. '잔디에게 덜 미안한 날'에서는 이러한 대자연의 순환원리를 잔디에 대한 관찰을 통해 전달합니다. 시인은 왜 잔디에게 덜 미안하다고 느끼는지에 주목하며 시를 감상해보도록 합시다.


천변 잔디밭을 밟고

사람들이 걷기 운동을 하자

잔디밭에 외줄기 길이 생겼다

어쩌나 잔디가 밟혀죽을 텐데

내 걱정 아랑곳없이

가르마길이 나고 그 자리만 잔디가 모두 죽었다

오늘 새벽에도 사람들이 그 길을 걷는데

멀리서도 보였다

죽은 잔디싹들이 사람의 몸 속에 푸른 길을 내고 살아 있는 것이

푸른 잔디의 것이 아니라면

저 사람들의 말소리가 저렇게 청량하랴

걷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얘기 소리에서

싱싱한 풀꽃 냄새가 난다

그제서야 나는 잔디가 죽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길을 내어주고 비켜서 있거나

아예 사람 속에서 꽃피고 있음을 안다

그렇듯 언젠가는 사람들도

잔디에게 자리를 내어준다는 것도 알겠다

- 복효근,「잔디에게 덜 미안한 날」


시인이 잔디에게 덜 미안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사람들에게 잔디가 밟혀 미안하지만 이후 잔디가 죽은 것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생명력을 주었으며 지금 잔디가 죽어 마음 속에 생명력을 주는 것과 같이 사람들도 나중에는 자리를 비껴 생명력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이렇듯 시인이 대상을 관찰하고 그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지고 성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상에 대한 관찰과 그에 대한 생각으로 시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지요. 즉, 관찰-대상에 대한 일반적 인식 - 대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인식의 전환) - 성찰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주제인 '자연의 순환적 질서에 대한 깨달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쓰인 표현법 등을 알아보며 학습을 마무리하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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