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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다룰 시의 제목은 '모닥불'입니다. '모닥불'은 잎나무나 검불 따위를 모아 놓고 피우는 불을 뜻하는데요.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추운 밤에 이 모닥불 근처에서 몸을 녹이며 온기를 느끼고 추위를 이겨나갔습니다. 시인은 이런 모닥불의 속성을 통해 자신이 말하려는 바를 형상화하는데요. 모닥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 보도록 합시다.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백석, 「모닥불」

 

*새끼오리 : 새끼줄.

*갖신창 : 가죽신 바닥에 댄 창.

*개니빠디 : 개의 이빨.

*너울쪽 : 널빤지.

*갓사둔 : 새 사돈.


1연에서는 모닥불을 이루는 사물들을 나열하여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모여 세상에 온기를 전하는 모닥불이 되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상에 쓸모 없는 것들은 없다 정도의 인식으로 대상에 대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2연에서는 그런 모닥불 곁에서 온기를 느끼는 사람들을 나열, 열거하고 모닥불의 온기 아래 모두가 평등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때 1연에서부터 2연까지 나열하는 것들에 모두 보조사 '도'를 사용하여 '모닥불'을 이루는 여러 가지를 보다 긴밀한 관계로 묶어줍니다.

 

3연에서는 지금까지 내용과 이질적인 내용으로 여운을 남기는데요. 3연에서 모닥불은 할아버지처럼 부모의 보호 없이 공동체에서 소외되어 자랐던 개인의 슬픔을 떠올리는 매게체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지금까지 말했던 공동체의 다뜻함과 대비되는 내용을 전달함으로써 여운을 주며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떄 할아머지 개인의 슬픔은 민족으로 확대하면 일제 강점기에 우리민족의 슬픔, 슬픈 역사도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슬픔 역사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모닥불이 주는 조화와 평등 그리고 공동체에서 소외된 개인의 슬픈 역사'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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