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 수능국어

시인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시 속에서 형상화 시킵니다. 이번에 다룰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는 눈 내리는 밤에 자신이 사랑하는 나타샤를 기다리는 모습을 통해 '순수하고 환상적인 사랑에 대한 소망'을 드러내는 데요.

시인은 왜 그렇게 깊은 산골로 가고 싶은 지를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읽어보도록 합시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건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 「나와 나타샤와흰 당나귀」

* 출출이: ‘뱁새’의 방언

* 마가리: ‘오막살이’의 방언

시에 처음에 화자가 처한 상황이 드러납니다. 눈내리는 밤 가난한 화자는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하며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눈은 계속 내리지만 나타샤는 오지 않고 나는 쓸쓸이 앉아 소주를 혼자 마시며 생각합니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고.

이때 시를 읽다보면 '나탸샤와 화자가 산골로 간 것'으로 착가할 수 있는데 아닙니다. 이 시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나타샤는 오지 않고 화자가 기다릴 뿐입니다. '나타샤와 산골로 가서 살자'는 건 그저 화자의 생각을 표현한 것입니다:)

눈은 계속 내리고 화자는 나타샤를 계속 생각하며 나타샤가 올 것을 기다립니다. 그러면서 생각합니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에 지는게 아니다. (더러운)세상 같은건 (내가)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라고 현실을 도피하는 이유를 생각합니다.(이는 그만큼 사랑을 이루기 힘든 부정적 현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에도 눈은 푹푹 나리고 있고, 화자는 아름다운 나타샤가 자신을 사랑하고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것이라고 생각하며 시가 마무리됩니다.

이 시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은'눈'과 '흰 당나귀'인데요. 둘 다 흰색의 이미지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눈은 '세상으로부터 산골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며', '나타샤에 대한 화자의 그리움을 환기시키고 심화시킵니다'. 당나귀는 감정 이입의 대상으로 화자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이 시는 자연물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며 이국적 이미지의 시어(나타샤)를 통해 사랑의 환상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