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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은 인류의 역사와 늘 함께 해왔습니다. 이번 시간에 다룰 '봄바다에서'는 이러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을 봄 바다를 통해 나타내고 있는데요. 시인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중점을 두어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1

화안한 꽃밭 같네 참.

눈이 부시어, 저것은 꽃핀 것가 꽃진 것가 여겼더니, 피는 것 지는 것을 같이한 그러한 꽃밭의 저것은 저승살이가 아닌것가 참. 실로 언짢달것가. 기쁘달것가.

거기 정신없이 앉았는 섬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살았닥해도 그 많은 때는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숨소리를 나누고 있는 반짝이는 봄바다와도 같은 저승 어디쯤에 호젓이 밀린 섬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것가.

 

2

우리가 소시(少時)적에, 우리까지를 사랑한 남평 문씨 부인은, 그러나 사랑하는 아무도 없어 한낮의 꽃밭 속에 치마를 쓰고 찬란한 목숨을 풀어헤쳤더란다.

확실히 그때로부터였던가. 그 둘러썼던 비단 치마를 새로 풀며 우리에게까지도 설레는 물결이라면 우리는 치마 안자락으로 코 훔쳐 주던 때의 머언 향내 속으로 살달아 마음달아 젖는단것가.

 

돛단배 두엇, 해동갑하여 그 참 흰나비 같네.

 

-박재삼, 「봄바다에서」


1연에서보면 이 시에서 봄바다는 꽃밭으로 비유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인은 꽃이 피고 지는 대립적인 현상을 통해 꽃밭을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꽃이 피고 지는 것을 기쁨과 언짠음이라는 감정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삶과 죽음의 공존에 대한 인식을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숨소리를 나누고’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나고, 삶과 죽음의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인 화자는 바다에 떠 있는 ‘호젓이 밀린 섬’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연에서는 어릴 적 사랑한 남평 문씨 부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남평 문씨 부인은 한낮의 꽃밭 속에서 죽었고 이는 바다를 꽃밭으로 비유한 1연과 연관되어 바다가 죽음의 공간임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그 바다 속에서 호젓이 떠있는 섬인 화자는 죽은 남평 문씨 부인을 그리워하고 있음이 드러납니다.(이는 비단 치마를 설레는 물결이라고 표현한 데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바다와 연관) 이렇게 2연에서는 살아있는 화자가 죽은 남평 문씨 부인을 그리워하는 것(머언 향내 속으로 살달아 마음달아 젖는단것가)을 통해 삶과 죽음의 공존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3연에서 돛단배가 떠 있는 봄바다의 모습을 제시하며 시는 마무리 되는데요.

 

죽음을 상징하는 바다, 그 안에 떠있는 돛단배를 흰나비같다고 표현한 것은 죽음과 삶의 공존이라는 인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저는 죽음이라는 바다에 닿아있지만 흰 나비와 같이 닿아있지 않음을 나타낸다고 해석했지만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해석은 문제로 출제될 시 <보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시인이 죽음을 부정적으로 보고 회피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시는 '봄 바다에서 느낀 삶과 죽음의 공전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표현법과 의미를 다시 한번 공부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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