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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에서 산 속을 현실과 단절된 공간으로 보고 그 속에서 더러운 현실을 벗어나 은거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실제로 산속 싶은 외딴 집에 혼자 산다면 어떨까요? 외로울 것입니다.

오늘 다룰 시 '월훈(月暈)'에서는 이처럼 산속 외딴 집에 홀로 사는 노인의 외로움을 그리고 있는데요. 노인이 느끼는 정서에 집중하여 시를 읽어보도록 합시다:)


첩첩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습니다. 잎 진 사잇길 저 모랫둑,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허방다리 들어내면 보이는 마을.

갱(坑)속 같은 마을. 꼴깍, 해가, 노루꼬리 해가 지면 집집마다 봉당에 불을 켜지요. 콩깍지, 콩깍지 처럼 후미진 외딴집, 외딴집에도 불빛은 앉아 이슥토록 창문은 모과 빛입니다.

기인 밤입니다. 외딴집 노인은 홀로 잠이 깨어 출출한 나머지 무를 깍기도 하고 고구마를 깍다. 문득 바람도 없는데 시나브로 풀려 풀려 내리는 짚단, 짚오라기의 설레임을 듣습니다. 귀를 모으고 듣지요. 후루룩 후루룩 처맛깃에 나래 묻는 이름 모를 새, 새들의 온기를 생각합니다. 숨을 죽이고 생각하지요.

참 오래오래, 노인의 자리맡에 밭은기침 소리도 없을 양이면 벽 속에서 겨울 귀뚜라미는 울지요. 떼를 지어 웁니다. 벽이 무너지라고 웁니다.

어느덧 밖에는 눈발이라도 치는지, 펄펄 함박눈이라도 흩날리는지, 창호지 문살에 돋는 월훈(月暈)

 

- 박용래, 「월훈(月暈)」


시를 읽은 후 노인의 정서를 답하라고 하면 바로 외로움입니다. 노인은 정말 정막한 산 속에서 외로워하고 있는데요. 시의 내용을 풀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노인은 정말 정말 정말 깊은 산속에 혼자 살고 있습니다. 시에서는 첩첩산중에도 없는 마을부터해서 갱 속같은 마을로 계속에서 이곳이 정말 깊은 산속임을 묘사하며 노인이 살고 있는 외딴 집을 보여줍니다. 기인 밤 노인은 홀로 잠이 깨어 출출해 무를 깍고 고구마를 깝니다. 그런데 갑자기 집단이 풀리면서 소리가 납니다. 노인은 뭔가 셀레입니다. 귀를 기울입니다. 사람일까? 날 찾아온 사람일까? 숨을 죽이고 기다립니다. 그러나 찾아온 사람은 없기에(짚단이 풀리면서 소리가 난 것일 뿐!) 노인은 슬픔을 느낍니다. 아! 시에서는 노인이 슬프다고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 귀뚜라미에 노인의 감정을 이입하며 노인이 가진 외로움과 고독함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고독함이 가득한 방안 밖에서 눈발과 함박눈이라도 흩날리는듯하여 적막감은 고조되는 데요. 이때 창밖에서 월훈, 즉 달무리 더 쉽게 말하면 원형의 달빛이 퍼져 들어옵니다. 이런 부드러운 달빛에 노인은 더욱 그리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렇게 해서 이 시는 산속 외딴집에 홀로 사는 노인의 외로움을 노래했는데요.

 

이를 원경(첩첩산중의 마을의 모습)에서 근경(외딴 집에 살고 있는 노인)으로의 시선의 이동을 통해 시상을 전대하며 토속적 시어와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한 표현으로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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