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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 '신라의 무명 시인 지귀'는 '지귀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귀설화에 대해 아는 것이 좋은데요. 지귀설화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신라의 선덕여왕 시대, 천한 신분으로 선덕 여왕을 사모하던 지귀는 불공을 드리던 여왕을 기다리다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그 사이 불공을 드리러 온 선덕 여왕이 그를 동정하여 가슴에 놓고 간 금필찌를 보고 마음에 불이 일게 되고 이 불에 의해 몸이 타올라 불귀신이 되었다.

 

이런 내용의 설화를 모티브로 해서 내용을 변용하여 시인이 말하려고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작품을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알아봅시다.


 

큰일났다. 가만히 있어도 목구멍으로

시가 술술 쏟아져 나오니.

 

천기누설이다.

 

머리에 이가 있고

거북 등처럼 손이 튼 계집애가

제 짝이라는 것을

누군 모르랴.

 

그런데 감히 여왕을 사모함은

전생에 지은 이 무슨 아름다운 업보인가.

 

세상에 못 맺을 사랑이란 없다는 것을

떠꺼머리, 너는 무엄하게도 알아 버렸구나.

 

길 비켜라.

사랑이 사랑을 찾아간다.

이 준엄한 힘 앞에

세상의 지위쯤은 한낱 재미에 불과하리.

 

지금은 오후 두 시,

그대의 선덕은 이미 온몸이 흔들려

다보탑 아래 깜박 잠든 지귀에게 가 있느니

 

지귀여, 지귀여, 사랑하는 지귀여

네 가슴에 던진 선덕의 금팔찌에

큰 불이 일어

다보탑 석가탑 다 태우고

신라땅 모든 사슬 끊어 버려라.

 

-문정희, 「신라의 무명 시인 지귀」


네. 시의 내용을 설화의 내용과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시에서는 지귀와 선덕여왕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죠. 이런 내용의 변용을 통해 작가는 '신분의 장벽을 뛰어넘는 진실한 사랑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처음부터 '큰일났다'는 표현을 통해 독자들을 집중시킵니다. 이 큰일은 가만히 있어도 목구멍으로 시가 술술 쏟아져 나오는 것인데 천기누설이라고 까지 합니다.(이 중대한 기밀은 - 진실한 사랑의 중요성, 사랑이 신분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후 지귀와 선덕여왕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요.

 

지귀는 자신에게 신분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히 여왕을 사모하게 되죠. 이는 세상에 못맺을 사랑이란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때문에 지귀는 신분을 뛰어넘어 사랑을 이루려 하고 선덕도 역시 온몸이 흔들려 다보탑 아래 지귀에게 마음이 가 있습니다.

 

그래서 화자는 지귀를 부르며 큰 불을 일으켜 신라땅 모든 사슬을 끓어 버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지귀설화를 모티브로 해서 이 시는 '신분의 제약 등 모든 것을 뛰어넘는 진실한 사랑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설화를 모티브로 한 내용의 창작, 대상을 부르는 방법으로 대상에게 집중시키는 방법, 의문의 방식으로 의미를 강조하는 방법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표현법과 시구의 의미를 다시 파악하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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