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시인이란 다른 사람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통찰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에 다룰 시 '단단한 고요'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도토리묵에 대한 시인의 개성적 인식을 보여주는데요. 먼저 시 전문을 읽은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마른 잎사귀에 도토리알 얼굴 부비는 소리 후두둑 뛰어내려 저마다 멍드는 소리 멍석 위에 나란히 잠든 반들거리는 몸 위로 살짝살짝 늦가을 햇볕 발 디디는 소리 먼 길 날아온 늙은 잠자리 채머리 떠는 소리 멧돌 속에서 껍질 타지면 가슴 동당거리는 소리 사그락사그락 고운 뼛가루 저희끼리 소곤대며 어루만져 주는 소리 보드랍고 찰진 것들 물속에 가라앉으며 안녕 안녕 가벼운 것들에게 이별 인사하는 소리 아궁이 불 위에서 가슴이 확 열리며 저희끼리 다시 엉기는 소리 식어 가며 단단해지며 서로 핥아 주는 소리

 

도마 위에 다갈빛 도토리묵 한 모

 

모든 소리들이 흘러 들어간 뒤에 비로소 생겨난 저 고요

저토록 시끄러운, 저토록 단단한,

 

- 김선우, 「단단한 고요」


1연에서 화자는 완성된 도토리 묵이 아닌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주목합니다. 도토리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순간부터 묵이 되어 식혀지는 과정을 의인화된 표현과 청각적 이미지, 명사형 종결 등을 통해 개성적으로 드러냅니다. 이 시를 처음 접한다면 2연에서 도토리묵 한모. 란 표현을 보고 뭐지? 싶을 정도로 일반적인 생각과 다른 개성적인 인식을 보여줍니다.

 

시인이 느끼는 도토리묵은 멍들고, 말리고, 껍질 타지고, 소곤대기도 하고, 서로 어루만지며, 작별 인사도 하고 다시 엉기고 핥아 주는 가련한 대상인 것입니다.

 

2연에서는 1연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 도토리묵이 단독 연으로 제시되며 1연의 개성적이고 복잡한 이미지들이 일시에 도토리묵이라는 하나의 대상으로 집중됩니다.

 

그리고 3연에서 2연에서 갈무리된 도토리묵의 고요한 이미지와 함께 1연의 이미지가 환기되며 시상을 마무리하며 도토리묵을 통해 느낀 '단단한 고요'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인은 "도토리묵에 대한 개성적 인식"을 드러내는 데요.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1.명사형 종결의 반복과 열거, 도치를 통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명사형 종결로 독특한 산문적 리듬을 만들어내며 시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2.시적 대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주목하여 시상을 전개함. 도토리가 떨어지는 순간부터 만들어지는 순간까지 의인법과 청각적 이미지들을 이용해 개성있게 표현하며 도토리묵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주목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3. 시적 대상에 대한 창의적 이미지를 통해 작가의 개성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도토리묵에 대해 단단한 고요라는 개성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4. 감각적(주로 청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시적 대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도토리묵을 더 생동감있고 개성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320x10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