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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다룰 시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는 제목 그대로 자신의 영혼을 닮은 북가시나무를 통해 이념없는 순수한 세상에서 살고자 하는 화자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화자가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표현하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무엇을 하고싶은지를 살펴보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하늘에서 새 한 마리 깃들지 않는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를

무슨 무슨 주의(主義)의 엿장수들이 가위질한 지도 오래되었다

이제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엔

가지도 없고 잎도 없다

있는 것은 흠집투성이 몸통뿐

 

허공은 나의 나라, 거기서는 더 해 입을 것도 의무도 없으니

죽었다 생각하고 사라진 신목(神木)의 향기 맡으며 밤을 보내고

깨어나면 다시 국도변(國道邊)에 서 있는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

귀 있는 바람은 들었으리라

원치 않는 깃발과 플래카드들이

내 앙상한 몸통에 매달려 나부끼는 소리

그 뒤에 내 영혼이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소리를

 

봄기운에

대장간의 낫이 시퍼런 생기를 띠고

톱니들이 갈수록 뾰족하게 빛이 나니

살벌한 몸통으로 서서 반역하는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여

 

잎사귀 달린 시(詩)를, 과일을 나눠 주는 시를

언젠가 나는 쓸 수도 있으리라 초록과 금빛의 향기를 뿌리는 시를

하늘에서 새 한 마리 깃들어

지저귀지 않아도

 

- 최승호, 「내 영혼의 북가시나무」

 

* 북가시나무: 붉가시나무. 참나뭇과의 상록 활엽 교목으로, 목재의 빛깔이 붉음.


시의 처음에 화자가 처한 시적 상황이 드러납니다.

"하늘서 새 한 마리 깃들지 않는" 그만큼 화자가 처한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무슨무슨 주의의 엿장수들에게 가위질 당해 흠집투성이가 된 몸통뿐이라며 현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2연에서 화자는 허공에서 잠시나마 자신을 위로하며 이념의 강요가 없는 순수한 세계를 떠올리지만 현실은 국도변에서 원치않은 깃발과 플래카드를 매달며 고통받습니다.

 

3연에서 봄이 오고 이 봄기운에 북가시나무도 싹을 틔우지만 '낫'과 '톱'은 북가시나무를 위협합니다. 그럼에도 화자는 이에 저항하는 태도로 살벌한 몸통으로 반역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연에 하늘에서 새 한마리도 지저귀지 않아도 북가시나무에 잎이 달리고 과일이 열리듯 참다운 자유와 사랑이 넘치는 시를 쓰기를 소망합니다.

 

이렇게 이 시는 "부정적 현실 속에서 신념과 순수성을 지키려는 의지"를 표현합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시구의 의미를 알아보며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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