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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 다룰 시 '타는 목마름으로'는 70-80년대 군부 독재시대에 대한 비판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는 목마름으로'란 시의 제목처럼 민주주의를 애타게 갈망했던 시인 김지하.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사실 너무 명확하지만요)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니다.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해가 아직 뜨지 않은 신새벽. 화자는 남 몰래 민주주의를 씁니다. '내 머리는 너를 잊은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라고 하지만 화자는 민주주의를 잊은적이 없습니다. 반어적 표현이고 민주주의를 잊고 지내왔던 자신에 대한 반성이자, 민주주의가 그만큼 오랬동안 사라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기에 화자는 남 몰래 민주주의를 쓸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뒷골목 어딘가에서 수많은 소리들이 들립니다. 발자국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이러한 소리들은 화자를 긴장시키고 불안감을 조상하지만 이러한 감정 속에서도 화자의 가슴팍엔 민주주의가 깊이 새겨지며 되살아옵니다. 그리고 마음이 점차 격양되며 분노를 표현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됩니다.(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그리고 다시 민주주의를 씁니다.

 

화자는 민주주의가 억압당한 상황에서도 숨죽여 계속해서 민주주의를 씁니다. 그리고 외칩니다. 민주주의여 만세라고 말이죠.

 

이 시는 나타내려는 바가 너무 명확합니다. 잃어버린 민주주의의 회복이 바로 그것이죠.

 

이러한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시인은 '반복'의 기법을 사용합니다. 동일한 어미(쓴다), 유사한 시구를(-소리), 동일한 시어(떨리는)를 동일한 시행(타는 목마름으로)을 반복함으로서 내용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외치는 듯한 영탄적 어조를 사용해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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