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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시의 제목은 '무화과'입니다. 이 시에서는 '무화과'라는 같은 대상에 대해 서로 다른 시선을 드러내며 시적 의미를 드러내는데요. 시에서 화자가 처한 상황에서 화자와 친구가 각각 느낀 무화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하고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돌담 기대 친구 손 붙들고

토한 뒤 눈물 닦고 코 풀고 나서

우러른 잿빛 하늘

무화과 한 그루가 그마저 가려 섰다

 

이봐

내겐 꽃 시절이 없었어

꽃 없이 바로 열매 맺는 게

그게 무화과 아닌가

어떤가

친구는 손 뽑아 등 다스려 주며

이것 봐

열매 속에서 속 꽃 피는 게

그게 무화과 아닌가

어떤가

 

일어나 둘이서 검은 개굴창가 따라

비틀거리며 걷는다

검은 도둑괭이 하나가 날쌔게

개굴창을 가로지른다.

 

-김지하, 「무화과」


시의 처음에서 화자와 친구가 처한 상황이 보여줍니다. 화자는 슬픔과 울분을 느끼면서도 잿빛 하늘(부정적 현실)을 우러르며 직시하고자 하지만 그마저도 무화과 나무가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친구에게 말합니다.

"내겐 꽃 시절이 없었어. 꽃 없이 바로 열매 맺는 게 그게 무화과 아닌가 어떤가"

이는 무화과를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자신도 무화과처럼 꽃피는 좋은 시절 없이 시간이 흘러 버렸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죠.

 

여기서 이런 '나'에게 친구는 답합니다.

"열매 속에서 속 꽃 피는 게 그게 무화과 아닌가 어떤가"라고 말이죠. 이는 무화과가 속 꽃이 피는 것처럼 '나' 역시 성취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속에 쌓이고 있다는 친구의 위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위로를 통해 나와 친구는 다시 일어납니다. 그리고 검은 개굴창가(부정적현실)을 비틀거리면서 걸어갑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현실에 나와 친구는 순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틸거리면서 걷고 있고 이런 현실에 순응한 검은 도둑고양이는 제빠르게 개굴창가를 가로질거가는 모습을 대비적으로 보여주며 시는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이 시는 나와 친구의 대화형식, 대비되는 사물을 통한 강조를 통해 '부정적 현실에 대한 극복의지와 함께 여전히 부정적인 현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을 마무리해도록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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